일요일 아침 한가하게 늦잠을 자며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데 띵동 문자가 도착했다는 소리가 들렸다. 무심결에 스마트폰을 열어보니 저장되지 않은 번호로부터 문자가 하나 도착해 있었다. 그 내용은 "아빠 내 폰 고장 나서 수리 맡겼어. 부탁이 있는데 이 번호로 카톡추가하고 카톡으로 문자 보내줘."였다.
이런 문자를 받다 보면 '아직도 이런 스팸 보내는 놈들이 다 있네' 하며 혀를 끌끌 차다가도 혹시나 몰라 아이들이 제대로 집에 있는지 유학가 있는 딸아이에게는 별일이 없는지 확인을 하게 된다. 정말로 몹쓸 세상이다. 남의 돈을 먹겠다고 사기를 쳐대는 놈들은 당연히 나쁜 놈들이지만, 돈을 위해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의 신상을 건드는 놈들은 더 나쁜 놈들이다.
필자와 같이 연로하신 부모님과 커가는 아이들을 가진 50대 나이의 가장들은 그나마 아직은 이런 류의 스팸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겠지만, 나이가 조금 더 들어 어쩔 수 없이 정신이 온전함을 유지하지 못하는 때가 된다면 스팸에 당할 가능성이 생길 것 같다.
앞으로 남들을 속여먹는 스팸, 스미싱 등 사기 치는 수법들이 더 진화할 테인데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당연히 총명함을 잃어 스마트 범죄에 노출될 중년들을 위하여 스마트 범죄 보험이라도 출시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서라 이런 보험 생기면 또 그 보험을 타먹는 또 다른 사기꾼들이 판치는 세상이 올 테고 선량한 사람들은 보험료만 내다가 허리가 쉴 것이니 말이다.
이제는 그저 돌다리도 두드려 보는 심정으로 확인하고 또 확인해 가며 일처리를 하고, 행여 애매한 것들은 아이들에게 물어가며 살아가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 이제부터는 아이들에게 완벽한 슈퍼맨 같은 아빠가 아니라 세상물정 잘 몰라져 가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임을 미리미리 알려주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 슈퍼맨도 한 30년 했으면 은퇴할 때가 됐을 것이다. 아마 슈퍼맨 연기하던 그 크리스 뭐시기 하는 배우도 돌아가셨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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