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50대 남자, 세종대왕과 흰 토끼

광화문 방향으로 세종로를 운전하다가 보니 새로 단장한 광화문 광장이 화려하다. 어차피 밀리는 구간이라 천천히 운전을 하며 광화문광장을 구경하는데 2023년이 계묘년 토끼해라서 그런지 세종대왕 동상옆에 커다란 흰 토끼 한 마리를 설치해 놓았다.

 

세종대왕과 흰 토끼

 

커다란 귀와 똘똘한 두 눈 그리고 앙증맞게 다문 입모양이 귀엽다.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토끼 앞에는 빨간색 복주머니가 추가로 설치되어 있다. 토끼와 세종대왕이 함께 있는 모습이 재밌어 보였다. 세종대왕과 토끼라, 이 둘이 무슨 관계가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선왕조실록 세종 편에서 토끼를 검색해 보았다.

 

 

세종실록에는 토끼와 관련된 자료가 총 20건이 있었다. 그중 재미있는 것은 세종 28년 12월 14일에 임금에게 경상도 관찰사 김조가 흰 토끼와 흰 꿩을 받쳤다는 내용이 있다. (丁未/慶尙道觀察使金銚獻白兎白雉), 흰 토끼는 있을법한데 흰 꿩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경상도 관찰사를 지금으로 치면 경상도 도지사인데 도지사가 겨우 토끼 몇 마리와 꿩 몇 마리를 임금에게 상납했다는 것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다가 흰 꿩이 희귀한 동물이니 흰 꿩을 진상을 하는 김에 꿩만 바치기가 뭐해서 토끼를 끼워 넣은 것 아닌가 하는 상상도 해본다.

 

 

어찌 됐든 광화문광장에 복주머니 든 흰 토끼가 세종대왕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올해 2023년은 대한민국과 우리 가족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빌어보는 대한민국 50대 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