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로 출장을 가는 길에 점심을 먹어야 했다. 지난밤 직원들과 오랜만에 한잔 한터라 해장이 간절했다. 같이 출장 간 동료가 법원리에 가면 뼈다귀 해장국 잘하는 집이 있는데 그 집으로 가자는 제안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티맵으로 검색을 하니 주소가 '파주시 법원읍 사임당로'로 나온다. 율곡 이이 선생님의 본가가 파주에 있어서 그런지 주변에 율곡 선생과 관련된 지명이 여러 개 있는데 아마도 율곡 선생의 어머니인 신사임당에서 도로이름을 따온 모양이다.
강릉사람인 신사임당이 이곳 경기도 파주시에도 길이름으로 인용이 되는 것도 다 아들 잘 둔 덕이라고 생각하니 참으로 부러운 아주머니라는 생각도 해본다.
법원읍 시가지는 다른 지방 시골읍내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왕복 2차선 도로를 맞대고 대부분 1층 건물들이 마주한 상가로 형성이 돼있고, 도로가에 주차를 할 수 있도록 주차선이 그려져 있어서 주차하기도 편리하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연세가 지긋하신 사장님과 서빙 이모들이 두 세분 계신다. 그리고 대낮부터 뼈다귀 해장국을 곁들여 소주 한잔 드시는 주당들은 해장인지 해장 겸 술자리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우리 일행이 자리를 잡자 주문을 받은 서빙 아주머니가 밑반찬을 서빙용 밀차에 싣고 금세 필자 일행의 식탁으로 다가오신다. 그러다 필자의 내뻗은 발을 살짝 밀차의 바퀴로 밀어버리셨다.
순간 필자가 '아이야' 하는 작은 소리를 지르며 발이 찧었다고 하자, 서빙 이모는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모르신다. 순간 오버한 필자가 오히려 미안한 마음에 살짝 찌인 거라고 하면서도 장난기가 발동해서 "다리가 다쳤으니 그 대가로 고기를 많이 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자 서빙아주머니 필자의 장난기에 호응하며 이런저런 농담을 보태신다.
조금 있다 뼈다귀 해장국이 나오는 것을 보니 조금 과장해서 정말 해장국 그릇에 남산만큼 고기로 고봉을 해서 내오신다. 재밌다. 9,000원짜리 해장국이 이 정도면 이 집 적자로 금방 망할 것 같다고 또 농을 던지며 깔끔하게 해장을 했다.
이렇게 맛있는 뼈다귀 해장국으로 이른 점심으로 해장을 하며 해장국집 이모님들과 농을 주고받으니 기분도 좋아지고 배도 불러온다. 이런 것을 두고 '함포고복'이라고 했던가? 오랜만에 법원읍내 해장국집에서 기분 좋은 해장을 하고 나오며 사진 몇 장 찍어 블로그에 올려본다. 사진을 찍는 필자를 보고 해장국 사장님 뭐 하냐고 묻으시길래, 해장국 맛이 너무 좋아서 인터넷에 올리려고요 하니 고맙다며 잘 부탁한다고 하신다.
이럴 때면 재미로 블로그에 글을 쓰는 필자가 무슨 파워 블로거나 된냥 으쓱해지는 어린아이 같은 우쭐한 마음을 갖는 대한민국 50대 남자다. 앞으로 인터넷에 "파주시" "법원읍" "해장국" "뼈다귀 해장죽" "감자탕" 이런 단어들로 검색을 하면 필자의 글이 네이버 맨 상단에 떴으면 하는 터무니없는 희망도 가져보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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