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경기도 양주시를 가로질러 운전을 해가고 있었다. 수도권의 소도시이지만 아파트들이 참 많이 들어섰다는 생각을 해본다. 길을 따라 운전을 하는데 작은 규모의 아파트단지를 지나면 바로 논밭이 나오고 논밭을 지나면 또 작은 규모의 상가들이 나오는 조금은 난개발이 된듯한 풍경이었다.
그런데 오늘 필자가 느낀 것은 이 동네에 유난히 현수막이 많이 걸려 있다는 것이었다. 현수막 내용을 보면 필자의 생각에는 뭐 그리 대단한 일들도 아닌데 축하를 하는 현수막들이 많았다. '무슨 무슨 마을 누구누구 이장님 취임', '무슨 마을 척사대회', '무슨 면 주민자치 위원장 취임' 등등 참으로 다양했다. 그리고 압권인 것은 마을의 장학회에서 장학금 지급을 위한 장학생 모집을 하는 현수막이었는데 그 내용이 너무 구체적이어서 저으기 놀랬다.
장학금을 신청 자격이 소위 SKY와 카이스트 포항공대 입학재학생은 무조건 신청이 가능하고 인-서울 대학들은 학점이 3.7을 넘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일면 생각해 보면 필자 같은 평범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동네어귀에 현수막이 걸릴 정도의 좋은 일을 겪는 경우가 쉽지 않음을 안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그리 지극정성으로 필자를 키우셨을 내 부모님 사신 동네어귀에 '누구누구 집 아들 무슨무슨 시험 합격' '무슨 기업 임원 승진' 같은 자랑거리를 보여드리지 못한 것도 불효라면 불효일 것이다. 이제 바란다면 내 새끼들 중 한놈이라도 저런 현수막에 이름올리고 이를 자랑하느라 동네잔치하면서 우쭐대고 돌아다닐 수 있는 날이 있었으면 하는 희망도 가져보는 대한민국 50대 남자다.
위의 글이 절대로 현수막 거는 일을 희화하거나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단순한 필자의 감상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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