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악산을 오르기 위해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걸어가고 있는데 군부대시설인 '태풍유격장 숙영지'가 눈앞에 들어왔다. '태풍 유격장'이라! 아마도 28사단 태풍부대가 운영하는 유격장인 것 같다.
지금은 한겨울을 지나 봄으로 들어서는 길목이라 훈련받는 군인들은 보이지 않는다. 유격장 출입구에는 군사시설임으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경고문이 적혀있다.
필자도 군복무 시절에 29개월 군생활하면서 몇 번 올빼미로 복명복창하며 유격훈련을 두 차례 받았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래도 유격훈련을 받을 때 기억이 남는 에피소드 하나는 다양한 코스별로 유격을 받던 중에 작업자 열명 선착순 하는 교관의 외침을 듣는 순간 몸이 먼저 움직여 선착순 10명 안에 들었던 일이다.
평소 부대생활을 하면서 작업에 빠지려고 잔머리를 굴리는데 유격훈련 중에는 작업은 힘든 훈련을 피할 수 있는 안식처였던 것이다. 그렇게 선착순에 10명에 들어하게 된 작업은 다음날 사단장이 헬기를 타고 훈련장 순시가 예정되어 있어서 헬기가 내리는 헬리포트와 그 주변을 정리하는 제초작업과 삽으로 주변을 평탄화하는 소위 나라시 작업이었다.
다른 병사들은 정말 게거품 뿜어가며 훈련받는데 삽자루 하나 들고 닐리리 맘보 하는 나라시작업은 정말 꽃보직이었다. 제대한 지 벌써 삼십 년이 넘어가는데도 이런 기억이 필자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는 것을 보면 역시 군생활은 대한민국 남자의 영원한 술자리 안주거리이자 세상을 살아가는 견딤의 자산임이 분명한 것 같다.
이제 아들놈이 곧 군대를 입대할 때가 되어가니, 요놈도 아빠 피를 물려받아서 군생활을 눈치 백 단으로 군생활에 잘 적응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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