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경칩이면 철원 한탄강 물이 녹는다
2월 19일이 올해 24 절기 중 '우수'라는 절기다. 우수하면 떠오르는 말을 '우수, 경칩이면 대동강 물도 녹는다'라고 어렸을 때부터 이때쯤이면 늘 듣고 살던 얘기이다. 그래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대동강은 우리에게 말로만 친숙한 강이다. 남북이 분단된 지도 꽤 됐으니 이제는 우리가 언제라도 갈 수 있는 남한에서 제일 추운 철원을 빗대어 '우수 경칩이면 철원 한탄강 물도 녹는다'라고 해야 현실에 와 닺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천편일률적인 '대동강 우수' 놀이 지겹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이미 농경사회가 아니어서 우수가 뭐 그리 대단한 날도 아니라고 본다. 그런데 각 방송사마다 '일기 예보'에서 천편일률적으로 '오늘은 대동강 물도 녹는다는 우수입니다. 하면서 어쩌고 저쩌고' 떠들어대는 기상 캐스터들의 어쭙잖은 날씨 쑈를 보기보다는, 차라리 '우'자 들어가는 가수 '우순실'이나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우장춘' 박사님을 검색해 보는 게 오히려 실속 있지 않나 하고 생각해 본다.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 가수 '우순실'
네이버에서 '우순실'을 검색하니 우순실 본인이 2015년 2월에 최종 확인한 기본 정보란에 그녀 역시 출생 연도는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1982년 mbc 대학가요제 동상 수상자이니 어림잡아 81이나 82학번 정도 될 터이니, 짐작은 되지만 굳이 밝히지 않는 나이를 찾아보는 것도 예의가 아닌 듯하다.
우순실 하면 생각나는 노래는 '잃어버린 우산'으로 우순실의 '우'자가 '우산 우'자라고 해도 믿는 사람들이 간혹 있을 듯하다. 우순실은 '잃어버린 우산' 이곡으로 대학가요제 동상을 타고 데뷔하여 아직도 이 노래로 많은 이들이 그녀를 기억하고 있으니 "우"자 운을 가지고 평생을 사는 여인인 듯하다. 얼마 전 가요무대에서도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봤으니 말이다. 우순실 씨 노래는 유튜브에 검색하면 많이 나오니 생략하기로 한다.
'씨 없는 수박'의 우장춘 박사의 슬픈 가족사(친일과 애국)
우장춘 박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과학자로 그분의 전기는 내가 어린 시절 꼭 읽어야 하는 아동 필독도서 목록에 있었다. 나 역시 우장춘 박사님의 전기를 읽었지만, 그 세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고 단지 그 오래전에 '씨 없는 수박'을 개발했다는 것만 기억이 났었다.
그러다 얼마 전 우장춘 박사의 슬픈 가족사를 접하고, 그 이야기를 몇 자 적어보려 한다. 우장춘 박사는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1898년에 일본에서 일본인 어머니와 조선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가 일본에서 나고 자란 사연이 기구하다. 그의 아버지는 명성황후를 시해한 을미사변에 가담했던 조선인이었다.
그의 아버지 우범선은 을미사변 이후 일본으로 망명하여 그곳에서 생활하다가 조선인에 의해 살해되었다. 우장춘은 조선의 입장에서는 국모를 시해한 역적의 아들인 것이다. 이 역적의 아들은 일본 여성과 결혼하고 일본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고 생활하다가 해방 이후 1950년 귀국하여 일천한 우리나라 농업발전의 기틀을 닦는데 크게 기여하고, 1959년 사망하였다.
이 집안은 친일과 애국이 공존하는 집안이다. 그래도 우장춘 박사를 나라의 기초를 닦던 그 시절 역적의 자식이라고 배척하지 않고 국가 발전의 밑거름으로 쓴 그 시대 사람들이 지금 위정자들보다 훨씬 나아 보인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은 말하지 않겠다.
우장춘 박사의 삶은 우리 근대사의 아픔 그 자체이다
21세기에 절기 '우수'를 크게 의미 부여하는 것도 시대에도 맞지 않으니 '우수' 타령은 그만하고 조용히 우순실 노래 들으며 우장춘 박사의 일대기를 반추해 본다면, 이제는 철없는 씨 없는 수박 따위가 아니라 진정한 우리의 아픈 역사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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