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설날에 온 가족을 차에 태우고 귀성길에 올랐을 때의 일이다. 운전을 하는 중에 내차 앞에 커다란 버스 한 대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빨간불임에도 불구하고 버스가 휙 하고 지나간다. 나는 신호가 파란불로 바뀔 때까지 기다려 운전을 계속했다.
그런데 얼마 안 가서 그 버스가 또 내 앞에 있었고, 이번에도 신호등이 빨간불인데 빨간불을 무시하고 휙 하고 지나갔다. 그때 내가 "아 저 버스 신고해야 되겠다. 블랙박스에 다 찍혔어!"라고 하니, 우리 집사람 하는 말이 "아마도 버스 기사님이 어쩔 수 없는 무슨 급한 일이 있을 거야"라고 말하며 친정아버님도 한때 고속버스 운전을 하셨는데,
그 당시 장인어른께서 어떤 때는 화장실이 너무 급하셔서 신호를 무시하고 운전을 했었다는 에피소드를 우리 집사람에게 어렸을 때 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아 그래, 그럼 그럴 수도 있지"하며 저 양반 오늘 장인어른 덕에 범칙금 몇 만 원 아꼈네."라고 지나갔다.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으로 9만 원 납부
그때, 내가 불법 유턴으로 피 같은 돈 9만 원을 납부했던 속 쓰린 일이 생각났다. 사연은 이렇다. 몇 해 전 집으로 경찰서에서 범칙금 내라는 통지서가 한 장 날라 왔었다. 나는 교통신호를 나름 잘 준수하고 다니는 운전습관이라 의아해하며 우편봉투를 열어보니, 내가 가양대교 남단에서 불법 유턴으로 경찰서에 신고되어 범칙금 9만 원을 납부하라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불법 유턴한 기억이 없어, 범칙금 통지서에 적힌 관할 경찰서에 전화를 했더니, 누군가가 내차 뒤에서 블랙박스로 찍은 영상을 경찰청 교통위반 사이트에 올려놓아서 범칙금이 부과되었다고 설명하며, 일반 시민이 동영상을 첨부해서 신고한 건이라서 그 어떠한 선처도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확인하려면 경찰청 교통위반 신고 사이트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라고 친절하게 안내까지 해주었다.
블랙박스 영상으로 연간 수만 명 교통신호위반 신고
억울한 마음에 영상을 확인해 보니, 유턴하는 자리에서 신호를 지키며 유턴을 했지만, 단 불법사항은 유턴을 너무 서둘러하는 바람에 유턴 가능한 점선 지점이 아닌, 그 이전의 실선 지점에서 미리 유턴을 했던 것이었다. 교통위반은 위반이지만 나는 내심 매우 열받았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때 당시 인터넷 기사를 검색해 보니, 1년 동안 수만 건의 교통위반 사항이 블랙박스 영상으로 신고된다고 하는 사실을 알았다. 그런데 신고한다고 보상금이 있는 것도 아니란다. 그래서 그때 심정으로는 나한테도 한 번만 걸려라, 그러면 꼭 신고해서 앙갚음을 하리라 생각했었지만, 단 한 번도 실행은 하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앞서 언급한 버스 기사님 좋은 기회였는데, 장인어른 덕분에 복 받으셨다고 생각했다.
블랙박스로 운전하면서 사진 찍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요즘 어쭙잖게 블로그를 하다 보니 글감을 메모하는 필요성이 많아졌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핸드폰으로 관련된 내용을 떠올릴 수 있도록 사진으로 한 장씩 찍어놓으면 나중에 글 쓸 때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나는 아직 운전기사 없이(ㅋㅎ) 손수 운전해서 출퇴근하다 보니, 하루에 차 안에서 혼자 차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 시간이 두세 시간은 되는 듯하다.
그래서 서울 시내를 차 안에서 바라보다 보면, 꽤나 많은 아이디어가 운전 중에 떠오른다. 그래서 운전을 하며 순간 필요한 글감이 보이면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차가 막혀 정차해 있거나 서행 중일 때는 그나마 사진 찍는 일이 가능한데 주행 중에는 불가능하다. 블랙박스가 주행 중 동영상 촬영을 하고는 있지만, 블랙박스에서 메모리칩을 꺼내서 컴퓨터로 옮겨, 영상을 보기에는 너무 번거로운 일이다. 거기다가 일일이 해당 장면 얻으려고 동영상을 이리저리 돌려볼 수 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내 생각에는 운전 중 필요한 순간에 블랙박스 화면을 한 번이나 두 번 두드리면 블랙박스가 그 순간의 장면을 추출해서, 내 핸드폰으로 자동으로 전송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혹시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이글 읽으시는 분 중에 블랙박스 관련 업계 종사자 분이 계시면 이런 기능 블랙박스에 넣어주세요. 별로 어려운 기능도 아닐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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