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J

썩은 귤에 대한 오해가 풀렸습니다.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2. 1. 31.
반응형

얼마 전 삼송에 있는 농협 하나로 마트에 가서 귤 한 박스를 사 왔습니다. 이름도 거창해라 '귤로장생'이라고 합니다. 12,000원 정도 하는 것을 9,900원으로 할인해서 판매하기에, 한 박스 사 왔습니다.
 

귤 박스 맨아래에 썩은 귤들이 여러개 있다.
썩은 귤

 

혹시 귤 생산자의 비양심적 행동 아닌가? 의심

우리 집은 귤을 한 박스 사 가지고 오면 냉장고에 넣지 않고 그냥 박스 채로 개봉해서 적당한 곳에 놓고, 식구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하나, 두 개씩 꺼내 먹습니다. 하나, 둘 먹다 보면 며칠이면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귤 박스가 바닥을 드러낼 때쯤이면, 꼭 서너 개 정도는 물러서 썩어 가고 있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오늘도 서너 개 정도가 썩어 가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썩은 귤을 보면 살짝 기분이 나빠지면서 귤 생산자에게 안 좋은 생각이 들곤 했었습니다. 혹시 상태가 불량한 귤은 박스 바닥에 깔고, 좋은 귤은 위로 놓고 포장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산자들의 비양심적인 눈속임 행동으로 넌지시 생각해 왔습니다.

 

 

썩어가는 바닥 귤에 대한 오해 풀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내가 귤 박스 맨 아래 바닥에 놓인 귤에 대한 오해가 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가능한 오해를 해소할 요소를 몇 가지로 정리해 보면,
첫째, 귤이 선과 돼서 포장 박스에 넣어지는 순간부터 맨 아래 귤은 그 위의 귤들로부터 짓눌리기 시작한다.

 

 
둘째, 맨 아래 귤은 맨 나중에 먹게 되기 때문에 우리가 먹을 때쯤이면 시간적으로 가장 오래된 상태라서 썩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셋째, 맨 아래 귤은 박스의 맨 아래서 밀폐되어 있기 때문에 온도나 습도의 환경이 제일 열악할 것이다. 등 등. 따라서 맨 아래 귤은 신선도들 유지하기에 가장 열악한 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그동안 우리에게 오해를 받아 오지 않았는가 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썩어 가는 귤을 들여다보며, 조금 깊게 생각해 보니 그동안 박스의 맨 아래에서 썩어 가는 귤에 대한 오해가 풀렸습니다. 내 짧은 사색이 틀릴 수도 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의 외모나 행동을 볼 때,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에 대한 제반사항은 곰곰이 살펴서, 혹시라도 다른 사람에 대한 나만의 짧은 생각으로 오해하거나, 미워하지 않도록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바닥 귤 아, 미안하다 그동안 오해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