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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을 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침 퇴근을 해서 집으로 들어오는 오전 10시. 현관을 지나 거실로 들어서니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온 집안으로 들이치고 있다. 화장실에 들러 간단하게 손을 씻고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더 없는 햇살이 필자를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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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로 들어서는 시기라 밖의 아침 공기는 서늘한데, 두터운 이중창을 가뿐히 뚫고 들어온 햇살에 거실 창가 쪽이 따사롭다. 창가에 놓인 화초들이 화창한 햇빛의 온기를 즐기고 있다. 이태원 참사로 온 나라가 비통한 심정에 빠져 있고 북한에서는 울릉도 근처의 동해로 탄도 미사일을 쐈다는 뉴스가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이때에도 거실 화초들은 참으로 평온하다. 이런 그들의 안온함이 부러워 필자도 햇볕 잘 들어오는 곳에 자리를 잡고 벌러덩 누웠다.
눈을 살며시 감고 햇살을 느껴본다. 눈을 감는 정도를 눈꺼풀로 조절하니 눈앞에 펼쳐지는 햇살의 색깔도 변한다. 눈을 옅게 감았을 때 황색으로 시작해서 검붉은색으로 변하다가 컴컴해지지만 완전하게 깜깜해지지는 않는다. 이런 햇빛 색깔의 변화를 즐기며 눈꺼풀을 조절하다 보니 이제 나이 들어 생긴 비문증으로 날파리가 눈 앞으로 왔다 갔다 한다. 이렇게 평온한 햇볕을 만끽하며 스르륵 잠이 들면 좋으련만 평온함을 시샘하는 쓸데없는 잡념 섞인 걱정들이 몰려와 나이 들어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자책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작은 행복감을 맛보다 가도 순간 자식 걱정, 부모님 걱정, 세상 근심이 밀려드는 대한민국 50대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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