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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022년 11월 1일이 필자의 결혼 25주년이다. 일주일 전쯤 집사람에게 결혼기념일 선물을 원하는 것이 뭐냐고 물으니 역시 현금이다. 참 무미건조한 선물이지만 선물은 받는 사람이 받고 싶은 것을 해주는 것이 가장 무난하니 그렇게 하기로 했다. 현금을 이체하며 집사람에게 그럼 당신은 나에게 무엇을 해줄 거냐고 겁도 없이 물어보았다.
집사람의 대답은 필자가 보내준 현금으로 주식을 사서 이익이 나면 그걸 준다고 했다. 밑지는 장사는 아닌 현실적인 계약으로 상호 간의 결혼기념일 선물은 약정이 되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그래도 그냥 넘어가기는 뭐해서 꽃집에 들러 꽃다발을 하나 사서 집사람에게 주려고 하는데 축하 메시지를 적어야 하는 메모지가 허전하다. 그래도 블로그에 글 몇 줄 적는 놈이 밋밋하게 꽃만 전해줄 수 없어 어쭙잖은 시 한 구절 적어 그녀에게 마음을 전해 본다.
그녀를 처음 보던 날
그녀를 처음 보던 날
해물탕 떠주던
그 모습이 너무 예뻐서
그날로 그냥 반해 버렸네
그녀가 근무하는
시청 로터리 근처 서울은행
창구에 들러
말을 붙여 보려 했지만
혹시
그녀가
내 마음 쉽게 알아버릴까
서성이다
먼발치
그녀 모습 보고
그걸로 됐다고 되돌아왔네
그러다
그녀가
내 집에 살며
25년째 당신이 됐네
아직도
나는
그녀를 보면
설레네
이 여자
백 살은 될 때까지는
곁에 두고 싶은데
그때 그 맘 변하지 않는데
그대는
어떠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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