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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驚蟄)에 깨어난다는 개구리에 대해 알아 보다가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2.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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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이 지나면 개구리가 잠(동면)에서 깨어난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내가 살고 있는 서울 북한산 언저리에서는 경칩보다는 일찍 깨어나는 것 같다. 그 증거는 북한산 둘레길을 걷다 보면 작은 계곡들을 마주칠 때가 있는데, 겨울철이라 물이 많지 않은 낙엽이 수북이 쌓인 물웅덩이를 볼 수 있다.

 

 

물웅덩이를 잘 살펴보면 경칩 전에도 어렵지 않게 도롱뇽이나 개구리가 낳아 놓은 알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북한산 근처에 사는 개구리들은 경칩 이전에 분명히 깨어나서 활동을 시작했을 것이다. 가타부타 따지고 들려는 것이 아니라 둘레길 거닐다가 본 것을 그냥 적어 보는 것이다.

 

개구리가 호수에서 수영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출처 : pixabay.com, 헤엄치는 개구리

 

동물들은 동면에 들면 정말 잠만 잘까?

Youtube에서 "겨울잠 자는 곰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나요?"라는 엉뚱한 질문에 답하는 이화여대 최재천ㆍ 교수님의 말씀을 빌자면, 동면에 든 동물들은 무조건 잠만 자는 것이 아니란다. 추운 겨울 동안 먹을 것도 없는데 나 돌아다녀봐야 에너지만 낭비할 뿐 먹이 구할 확률이 낮기 때문에 최대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배고프지만 살기 위해 밖에 먹을 것이 생길 때까지 가능하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움직이지 않는 김에 특별히 할 일이 없으니 잠을 자는 것이라고 한다. 겨울잠을 자다가 한겨울철이라도 날씨가 일시적으로 따뜻해지면 밖에 나와서 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동면에 들기 전에 충분한 영양분을 축적하지 못하고 동면에 든 동물들은 배가 너무 고파서 동면에서 깨어나기에 이른 시기에도 어쩔 수 없이 일어나서 먹이를 찾아 헤매는 일이 있다고 한다. 그러니 동면에 든 곰을 건드리는 것은 아주 위험한 행동이니 절대로 건드리면 안 된다고 한다.

 

 

개구리, 곰 vs 철새 vs 텃새

동면하는 동물들과 다른 생존전략을 쓰는 동물들이 있는데, 이들이 바로 철새라고 한다. 철새들은 멀리 이동할 수 있는 튼튼한 날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면에 들지 않고 따뜻한 곳으로 이동해 가면서 생존을 한다는 것이다. 철새와 같은 날개를 가지고도 한 곳에 머물며 살아가는 텃새들은 먼 곳을 이동하는 위험을 감내하느니 차라리 극한의 환경에서 견뎌내는 생존전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깊게 관찰해보지 않았지만 조류 전문가들이 관찰한 결과 텃새들은 겨울철에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웅크리고 앉아서 숨어있는 시간이 훨씬 더 많다고 한다. 자연은 하나의 전략이나 정답이 있지 않고 각자가 최선의 노력과 전략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춥다고 동면에 들지도 않고, 철새처럼 살 곳을 이동하지도 않으며, 텃새처럼 겨울철이라고 웅크리고 있지도 않으니 이것이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모르겠다.

 

 

그러나 너무 피곤이 겹칠 때는 개구리나 곰처럼 며칠 동면에 든 것처럼 자고도 싶고, 세상만사 다 귀찮을 때는 철새처럼 어디론가 휙 떠나버리고 싶은 때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 우리는 텃새처럼 버티고 산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 말처럼 곰이나 철새에게 지기 싫어서 인간들이 '미련 곰탱이' '정치 철새' 이런 말을 만들어 그들에 대한 부러움을 시샘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경칩(驚蟄)

정의 : 24 절기 중 세 번째 절기(節氣). 계칩(啓蟄)이라고도 한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도에 이르는 때로 동지 이후 74일째 되는 날이다. 양력으로는 3월 5일 무렵이 된다.

 

 

내용 : {경칩(驚蟄)의 의미와 관련 풍속}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인 이즈음이 되면 겨울철의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되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통과하게 되어 한난(寒暖)이 반복된다. 그리하여 기온은 날마다 상승하며 마침내 봄으로 향하게 된다. 『한서(漢書)』에는 열 계(啓) 자와 겨울잠을 자는 벌레 칩(蟄) 자를 써서 계칩(啓蟄)이라고 기록되었는데, 후에 한(漢) 무제(武帝)의 이름인 계(啓)를 피휘(避諱)하여 놀랠 경(驚) 자를 써서 경칩(驚蟄)이라 하였다. 옛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동의보감(東醫寶鑑)』 논일원십이회삼십운(論一元十二會三十運)에는 “동면하던 동물은 음력 정월[寅月]에 활동하기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경칩에 해당하며, 음력 9월[戌月]에는 동면을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입동(立冬)에 해당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예기(禮記)』 「월령(月令)」에는 “이월에는 식물의 싹을 보호하고 어린 동물을 기르며 고아들을 보살펴 기른다.”라고 되어 있다. 이는 경칩이 만물이 생동하는 시기이므로 이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시기임을 의미한다.

 

 

출처 : 국립 민속박물관_한국 민속 백과사전 : 東醫寶鑑, 成宗實錄, 世宗實錄, 禮記, 太宗實錄, 漢書, 韓國歲時風俗硏究 (任東權, 集文堂, 1985), 曆法의 原理分析 (이은성, 正音社, 1985), 전라남도 세시풍속 (국립문화재연구소,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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