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근무하는 사무실 주차장 한 귀퉁이에 플라스틱 빗물(우수) 관로가 하나가 1/3쯤 노출되어 있었다. 필자가 늘 드나드는 사무실 출입문 근처에 있기에 자주 눈에 띄는 사물 중 하나다. 이 우수관로를 볼 때마다 "저거 저러다 분명히 깨질 텐데"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건물에 사무실을 임대해서 사는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관리사무실에 이야기하기는 조금 그래서 그냥 지나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보니 역시나 그 우수관로가 깨져있었다. 필자의 염려했던 일이 생기니 속으로 "그래 저럴 줄 알았다니까"하고 되뇌었다. 그렇지만 우수관로가 파손된 사실조차도 필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이 아님으로 그대로 지나쳐 버렸다.
이런 것이 대한민국을 사는 50대 남자의 꼰대 벗어나기 행동의 하나일 것 같다. 사실 직장생활을 28년째 하고 있는 입장에서 후배 직원들이 하는 행동이나 업무처리를 볼 때면 뻔히 보이는 미흡한 점들이 보인다. 그런데 이런 일들을 아무리 선의로 이야기해 줘도 돌아오는 반응은 잔소리 대마왕 꼰대인증이다. 더구나 뻔히 예측되는 일을 조언하고 그 조언을 흘려들은 뒤 발생하는 일들을 보고 "거봐 내가 전에 얘기했었잖아"라고 말하는 순간은 그냥 꼰대 중의 꼰대가 되어버리는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는 후배들이 잘못해 가는 것들이 보여도 굳이 조언할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문제점이 발생될 것 같으면 필자가 알아서 후배들 기분 나쁘지 않게 음지에서 처리하고 일이 잘 처리된 후에는 절대로 생색을 내지 않는다. 이런 세상을 살아가면서 조금 우려되는 사항은 직장생활은 어쩌면 경험과 지식의 축적과정이고 그 축적된 것들이 기업 경쟁력이 되는 것인데 이런 것들이 사장되어 가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래서 필자는 퇴직해서는 직원들 하나 없이 필자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매출과 업무를 하는 1인 기업을 창업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있다. 어찌 됐든 이런 생각조차 하는 것이 이미 대한민국에서 꼰대인정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러나 역사는 궁극적으로는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당연히 기복은 있을 것인데, 내 새끼들이 그 기복의 하향점에 위치해서 곤란을 겪게 된다면 어찌할꼬 하는 근심이 앞서는 대한민국 50대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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