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 나섰는데 갈대 군락지가 눈에 들어온다. 갈대, 왠지 쓸쓸하다. 겨울이 오면 낙엽이 떨어지고 황량해지는 풍경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저 갈대는 지난여름 애써 자란 그 모습 그대로 색깔만 바꾸고 그대로 서있다.
그렇다. 의리가 있다. 다른 나무들처럼 자기 필요에 따라 잎사귀를 끊어내지 않고 오롯이 함께 한겨울을 견뎌낸다. 말라 버리 갈대 줄기와 잎사귀는 생명이 없으리라. 언 땅 깊숙이 박힌 뿌리에만 생명을 부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 한 해 동안 여기 살았소 하고 외치는 것처럼 거친 겨울 삭풍에도 당당히 모여서 서로 의지하며 견뎌내고 있다. 바람이 불면 홀씨를 가끔 몇 개씩만 날려버린다. 민들레 홀씨처럼 휙 하고 한꺼번에 날려 버리지도 않는 끈기가 있다. 초봄이 되면 가장 먼저 피는 매화는 사군자 중 하나로 칭송을 받고 한겨울 푸른 잎의 소나무도 우리네 인간들에게 칭찬을 받는다.
그런데 정말 의리 있고 꾸준하게 한겨울에도 생명을 다한 줄기와 잎사귀를 간직하고 사는 갈대는 왜 크게 대우해주지 않는가? 이런 갈대를 위해 보잘것없는 필자만이 그들을 기리는 몇 자를 적고 있는 것이다. 아니다. '갈대의 순정'이라는 노래가 있으니 아마도 한겨울 내내 함께한 줄기와 이파리의 지고지순한 순정을 읊은 노래리라.
갈대의 순정
사나이 우는 마음을 그 누가 아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의 순정
사랑엔 약한 것이
사나이 마음 울지를 마라
아~아아아~~아 갈대의 순정
말없이 가신 여인이 눈물을 아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의 순정
눈물에 약한 것이
사나이 마음 울지를 마라
아~아아아~~아 갈대의 순정
'LJ'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민국 50대 남자, 감악산 산꼭대에 '0'과 '1' 숫자가 있다. (0) | 2022.12.03 |
---|---|
가요무대 1776회(12/5) 출연진, 송대관, 장계현, 김국환, 쟈니리, 조명섭, 이광조, 오승근 등 미리 보기 (0) | 2022.12.03 |
대한민국 50대 남자, 자유로를 달리며 차창 밖을 바라보며. (0) | 2022.11.30 |
대한민국 50대 남자, 주민등록증 없이 여권 신청하는 방법 (0) | 2022.11.28 |
대한민국 50대 남자, 새벽 겨울비 맞으며 담배 한 대 피우다가... (0) | 2022.11.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