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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한정식 집 '백제장'에서 만난 우물을 들여다 보다가...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3.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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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으로 출장길에 거래처 분들과의 식사를 하게 되었다. 필자가 대접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럴듯한 식당이 없나 검색을 해보니 남한산성 근처의 관광지 안에 있는 '백제장'이라는 한정식집이 추천되었다.
 

한정식집 백제장의 정문에서 바라본 모습이다.강아지 우리에 커다란 개가 3마리 있다.
백제장

 

백제장의 마당 모습이다.백제장 마당에 있는 옛날 우물의 모습이다.
백제장 우물


예약을 위해 전화를 하니, 이 집은 30명 이상의 단체손님만 예약을 받는다고, 몇 분 안 되시면 오셔서 상황에 따라 바로 식사를 할 수도 있고 기다릴 수도 있다는 다소 무뚝뚝한 대답을 한다.

 

 

 

그래 이 정도로 손님에게 당당한 자세라면야 음식 맛에는 자신이 있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오전 업무를 마치고 예약도 안된 이 식당을 네비에 찍어놓고 찾아갔다.

 

 

바람이 세차게 불고 안개비 내리는 날씨에 남한산성관광지의 한옥들과 주변 풍광들이 고즈넉하다.  식당으로 들어서니 커다란 짖지도 않는 개 세 마리가 우리 안에서 혀를 내밀고 씩씩대며 우리를 맞이한다.

 

 

식당 건물입구 처마밑에서는 남자 주인장인듯한 분이 숯불에 고기를 구워대는 통에 벌써부터 입에 침이 고인다. 이 냄새를 하루종일 맡아댈 강아지들은 정말로 곤욕이 아닐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떡 벌어진 한정식 수라상을 받기 전에 식전 끽연은 필수라. 담배 한 대 입에 물고 한옥으로 꾸며진 식당 정원을 둘러보니 멋들어진 자태의 소나무와 마당 가운에의 우물이 눈에 들어온다.

 

 

소나무는 그렇다 치고 우물을 실제로 본지는 참으로 오랜만인 것 같다. 옛날에 저 정도 우물이 집에 있었다면 분명 대갓집이었을 것이다. 우물 안을 들여다보니 그 깊이가 상당했다. 음습한 우물 안을 들여다보다가 이내 옛 추억이 떠오른다.

 

 

필자의 어리 시절, 동네 사내아이들은 국민학교 3,4학년쯤이 될 무렵부터는 통과의례가 몇 가지 있었다. 그중 하나가 동네 뽕나무 밭 가운데에 있는 우물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었다. 우물의 직경은 사내아이들의 양다리를 쭉 뻗으면 디디고설정도의 폭이었다.

 

 

다리를 쭉 벌리고 돌로 쌓은 우물 안을 한 발 한 발 두려움을 이겨내고 내려가서 물 있는 곳까지 내려가서 손으로 우물물을 손으로 찍고 다시 올라오면 드디어 사내아이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었다. 그렇게 우물 들어갔다 오기를 통과하고 나면 드디어 또래들에게 사내아이로 인정받게 되었었다. 

 

 

지금 생각하면 큰일 날 위험한 일들을 기특하게도 잘 견뎌왔다. 그렇게 그렇게 살아왔으니 이 험한 세상 살면서도 잘 적응해 가며 사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이제 객기 부릴 나이는 한참 지났지만 그래도 문득문득 스카이 다이빙이나 번지점프 정도는 죽기 전에 한번 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사는 대한민국 50대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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