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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그리고 반 백 넘은 아들 셋이서 사진 한 장 찰칵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3.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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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올해 여든일곱이 되시는 아버님 생신을 치르고 왔다. 각지에 흩어져 사는 형제들이 함께 모여서 시골집 마당에서 고기도 굽고 케이크도 썰고 입모아 생일 축하노래로 재롱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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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한잔 하신 아버님의 일장연설이 길어지고, 이를 말리려고 눈치 보시는 고우신 우리 엄마, 그러나 형제들 중 누구 하나 선 듯 나서서 아버님의 말씀을 끊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던 참에 형님이 총대를 메고, 이제 술이 많이 약해지신 아버님을 등 떠밀듯 방으로 모셨다. 그래도 울 아빠 고집은 여전하시니 근력 좋은 건강함에 감사드리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형제들 모여 먹고 마시는 시간이 지나 어느덧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시간은 다가온다. 우리 늙은 어머니는 자식들 나눠줄 것들 챙기실 때는 금세 회춘하셔서 김치, 두릅, 민들레, 참나물, 들기름 등등을 챙기심에 분주하시고, 이를 바라보는 자식들은 감사한 마음이지만 너무 애쓰시는 안타까움에 좋은 말로 기쁘게 받아 들고 가는 표현이 살짝의 투덜거리처럼 비치기도 한다. 차를 타고 부모님 먼발치 멀어지면 여전히 손 흔들고 계시는 부모님 백미러로 보면서 금세 후회할 것을 그렇게 우리는 살아간다.

 

집에 돌아와 스마트폰으로 찍어놓은 헤어지기 아쉬움에 엄마, 아빠 사이에 앉아 손을 맞잡고 찍은 사진 들여다본다. 가운데 앉은 반백의 웃는 아들 얼굴도 낯설고, 어느새 그렇게 큰 나무 같으시던 아버지가 아들보다 훨씬 작아진 모습도 서글프다. 곱던 울 엄마 작으신 줄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 사진 속 모습은 더욱 작아보니이 눈물이 난다.

 

그렇게 그렇게 세월은 흘러 지금이 또 어제가 되어간다. 그립고 사랑하는 내 부모 떠올리면 눈물이 나는 나이, 이 또한 기특한 마음게다. 멀어져서 그립다 눈물 흘리지 말고 만나 뵐 때 이쁘고 고운 말로 애교 떨어야 하는데 그게 참으로 어렵다. 이 아들놈 그래도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서 다음 달 찾아뵐 때는 정말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짓을 해야지 마음먹지만, 막상 그때가 되면 어찌 될까 모르겠다. 그래 뒤늦은 후회는 하지 말고 당장, 지금 잘하자. 나중에 정말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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