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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이 피었습니다. 드디어 나팔꽃이 피었습니다.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3.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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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산책을 하다가 주워온 나팔꽃 씨앗을 화장지로 물을 적셔 깔아놓은 접시에 올려놓고 싹틔우기를 시도했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싹을 틔운 씨앗 몇 개를 화분에 옮겨 심고 필자가 근무하는 사무실 울타리 근처에 옮겨 놓았었다.
드디어 나팔꽃에서 새싹이 돋았다. 접시꽃 당신, 접시꽃 나팔꽃
 

나팔꽃이 철망형 울타리를 타고 오르며 꽃을 피웠다.
나팔꽃

 
실내에 있던 나팔꽃 새싹이 야외에서 잘 외풍을 견디며 적응하도록 화분을 커다란 통 안에 놓아두었다.  그렇게 심어놓은 나팔꽃이 새싹이 그럴듯하게 자라나서 넝쿨을 울타리에 걸치더니 이제 보라색 나팔꽃을 한송이 피웠다.

 

 

참으로 대견하다. 그리고 가슴 뭉클하다. 2023년 여름의 초입에 지천으로 널린 꽃들은 그저 그런 느낌이지만 두어 달 심고 들여다 보고 물 줘서 틔운 저 나팔꽃은 다르다.

 

세상에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건만 그래도 내 새끼들만이 우리 부부에게 특별한 이유도 우리가 낳고 키워낸 우리들만의 새끼이기 때문일 게다.

 

 
두어 달 키운 나팔꽃도 이럴진대 큰아이는 벌써 25년 세월이고 막내도 18년 세월이니 말해서 무엇하랴? 그리고 쉰 넘은 지 여러 해 지난 아들을 두신 내 부모님은 오죽하실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저렇게 별거 아닌 꽃을 피운 나팔꽃도 대견하다고 뭉클하면서, 두 발로 걷고 말도 알아듣고 가끔 대들기도 할 줄 알며 아주 가끔은 반쯤 강요된 요구에 '사랑해요  엄마 아빠'라고 표현할 줄도 아는 자식 놈들은 얼마나 우리 부부에게 큰 행복이고 기적인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집에 키우는 강아지가 '손'하면 앞발을 손에만 내놓을 줄 알아도 칭찬하고 난리인데, 자식 놈들은 영어도 읽을 줄 알고 피아노에 태권도 하물며 미적분도 적당히 풀 줄 아는데 왜 칭찬을 하지 않는가? 뻔히 아는 이치지만 이런 것도 아직 쉽게 해내지 못하는 대한민국 50대 남자, 오늘 나팔꽃 들여다보며 또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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