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제천시 금성면 청풍호 근처에 사시는 지인댁에 방문해서 하룻밤 묵을 일이 있었다.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나 지난 밤늦게까지 술잔을 기울인 탓에 해장국을 먹고 싶었지만, 지인이 이끄시는 대로 근처의 보리밥집으로 향했다.
지인의 단골집이라서 우리 일행이 보리밥집으로 들어서면서부터 오가는 인사말이 유쾌하다. 지인은 필자를 서울에서 온 귀한 손님이라고 주인장 부부에게 소개하며 너스레를 떠신다. 메뉴는 다양하게 있지만, 역시나 이 집의 주특기인 보리밥 비빔밥을 주문했다. 상추, 콩나물, 말린 호박, 무채김치, 돈나물, 등등으로 구성된 비빔재료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보리밥이 수북한 스탱 그릇이 정겹다.
반찬과 보리밥을 쓱쓱 비벼대니 뚝딱 먹음직한 보리밥 비빔밤이 완성되었다. 어찌나 맛있던지 정말 게눈 감추듯 보리밥을 먹고 나니 주인아주머니가 더 드시라며 보리밥을 또 내오신다. 이렇게 주인장과 진농반농 섞어가며 식사를 하고 나니 그제야 식당 벽에 붙어있는 연예인 사인이 눈에 들어왔다.
누구 사인인가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탤런트 손현주 씨의 사인이었다. 손현주 씨의 사인은 조금 여성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손현주 씨의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 하지만 '손현주'라는 이름을 되새겨보니 '현주'는 여자들이 많이 쓰는 이름이다.
이렇게 손현주 씨가 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사인을 남긴 사연을 주인장으로부터 듣고 나서 커피 한잔 마시려고 믹스커피 머신을 찾으니, 주인장께서 "우리 가게는 커피머신이 없고 내가 직접 타준다"라고 하시며 물을 끓여 커피를 내오신다.
별다를 것 없는 믹스커피지만 정이 듬뿍 담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니 담배 한 대 간절하여 식당 밖으로 나와 식당 사진 한 장 찍고 집에 와서 이렇게 블로그로 맛난 보리밥의 기억을 되새김질하고 있다. 부디 '평창 보리밥' 부부주인장님 건강하시고 벚꽃 피는 시기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청풍호 놀러 오시는 분들께 보리밥 많이 팔아서 대박 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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