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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의 역사와 광화문 현판의 변천사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2.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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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출퇴근길로 세종로를 자주 이용한다. 출근할 때는 광화문에서 남대문 방향으로, 퇴근할 때는 남대문 방향에서 광화문 쪽으로 운전한다. 오늘 퇴근길에 광화문 앞에 신호대기를 하느라, 잠시 정차하고 있는데 유독 흰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쓰인 '光化門'이란 글씨가 내 눈길을 붙든다.
 

광화문의 현판을 중심으로 줌인해서 찍은 사진이다.
출처 : pixabay.com, 광화문 현판

 
자세히 들여다보니 서예에는 문외한이지만 그 글씨가 그다지 잘 쓴 글씨로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예술성이 뛰어나 보이지도 않았다. 쓰신 분에게는 정말 죄송하지만 개인적인 느낌이 그렇다는 말이다. 그래서 광화문 현판 글씨를 누가 썼는지 궁금해졌다.

 

 

광화문의 슬픈 역사

집에 도착해서 광화문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니, 광화문은 조선 태조 4년(1395년)에 건립 경복궁의 정문으로 세워졌고, 그 당시의 이름은 사정문(四正門)이었다. 세종 7년(1425년)에 왕의 덕이 온 나라에 비춘다는 의미의,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광화문'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름을 지은 의미는 중국의 서경(書經)에서 한 구절을 따온 것인데, 광피사표 화급만방(光被四表 化及萬方)에서 光자와 化자를 따온 것이라고 한다.

 

 

1592년 임진왜란 중에 불타서 270여 년 동안은 폐허로 남아있었다. 그리고 약 3세기가 지난 고종 2년(1865년)에 이르러 세도정치를 종식시킨 흥선대원군이 왕실의 존엄을 바로 세우고자 7년 5개월의 공사 끝에 중건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얼마 안 가 일제 강점기 시절에 일제가 조선총독부를 광화문 자리에 지으면서 해체되어, 경복궁 동문인 건춘문 북쪽으로 이전된다.

 

 

이게 끝이 아니다. 옮겨진 광화문은 한국전쟁시에 또다시 폭격으로 불에 타서 축대만 남아있다가, 박정희 집권 시기인 1968년에 현재의 광화문 근처로 다시 자리를 잡았으나, 어려웠던 시기인지라 시멘트로 복원하고 페인트로 단청을 그려 넣은 미완의 복원이 되었다. 그리고 또 30년이 흘러 김영삼 집권 시기에 조선총독부(광복 이후 중앙청)를 해체하면서 드디어 제자리를 찾아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광화문 현판의 변천사

이제는 광화문 현판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현판 글씨는 아쉽게도 조선 태조 창건 시에 누가 썼는지 관련 기록이 없다. 고종, 중건 당시에 공사일지인 '경복궁 영건 일기'에 의하면 훈련대장으로 이 공사의 책임자였던 임태영이 썼다는 기록에 의거, 그의 글씨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 이후에 일제강점기를 거쳐 6.25 때 폭격으로 불타버리는 운명을 맞이한다. 1968년에 광화문을 복원하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한글로 '광화문'으로 현판 글씨를 쓴다. 그 후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복원공사를 진행해서 2010년 광복절에 지금의 위치에 최종 복원되었으며, 현판 글씨는 고종 중건 때의 임태영의 한자 글씨를 디지털 복원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몇 년 전 미국에서 고종 시대에 광화문을 촬영한 흑백사진이 발견되었는데, 그 모습을 분석한 결과 현재 걸려 있는 광화문 현판의 흰색 바탕에 검은 글씨가 아닌,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이거나 또는 금색을 입힌 글씨로 추정된다고 한다. 따라서 추가로 현판 복원작업이 진행 중이나 완성시기는 미정이라고 한다.

 

 

광화문 현판 글씨는 여전히 논쟁 중

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니다. 아직도 한글로 다시 써야 하는지 아니면 고증을 바탕으로 원래 임태영의 글씨로 써야 하는지, 또 한글로 한다면 훈민정음체로 해야 한다라든지, 글씨는 누가 써야 할지 등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 분야의 일하시는 전문가분들은 그것이 그렇게 중요하지 모르겠지만, 일개 민초인 필자의 입장에서 현판 글씨가 한글 이건 한문 이건, 그리고 글씨체의 선정이나 누가 써야 하는지는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오늘날의 시대정신에 맞는 글씨를 적어놓고 "그 글씨의 생명력이 다할 때까지 지속하며, 그 나름대로의 역사를 쌓아가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는가? "하는 무식한 생각을 해본다. 지나간 역사에 너무 함몰되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간도 미래의 후손들에게는 하나의 역사이니, 우리가 사는 이 시대를 역사적으로 너무 폄하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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