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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추석 가족들이 모여서 이야기 꽃을 피우다가 어머니의 아버지에 대한 핀잔이 시작됐다. 아버지가 어느 날 집 앞에 평상을 하나 마련하시더니 어느 날은 그 위에 지붕을 씌우고 어느 날은 평상과 지붕을 연결하는 기둥을 세우시더니, 급기야 엊그제 거금 사백만 원을 들여서 아예 새시 공사를 하시고 한 칸 집을 지으셨다고 푸념을 하시네.
가족들 의견이 어머니 쪽으로 너무 기울어가는 이때, 내가 아버지 편든다고 한 마디 거들었네. "거기다가 멋지게 현판 만들어서 달면 정자로 그럴 듯 할거 같은데요." "제가 다음 설에 올 때 현판 하나 만들어서 붙일게요." 그래서 나는 지금 현판을 만들고 있다. 정자 이름은 나그네가 쉬었다 가라는 "旅休亭"이라고 아버지가 미리 지어주셨고, 글씨체는 왕희지 행서체로 검색해서 잘 필사하고, 현판 목은 아는 목공 하는 선배한테 은행나무 얻어오고, 목각 공구는 인터넷 검색해서 made in China로 구비하여, 드디어 작업 시작.
아차 이러다 나도 우리 마눌님한테 크게 혼나겠는데. 아버지는 어머니께 핀잔 들으시고 나는 마눌님께 타박받고, 뚜비뚜바 뚭뚜바 뚜비뚜바 뚭뚜바아 ~~~. 아빠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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