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빌 언덕
옛말에 소란 놈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고 했지. 소나무에 내리 눈은 바늘 같은 솔잎에 간신히 비비고 있고, 단풍나무 가지 사이에 내린 눈은 아슬아슬하게 그 틈에서 비비고 있네.
화단 작은 나무에 내려앉은 눈은 그나마 편안하게 비비고 있고,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아이들 손에 잡혀버린 놈들은 예쁜 눈사람이 되어 한겨울 삭 바람을 버티고 있네. 어쨌든 비빌 언덕이 있으면 모두들 목숨 걸고 비비고들 있네.
자라나는 아이들아
네 곁의 부모님들이 너희들에게는 가장 든든한 비빌 언덕이란다. 그분들에게 가장 살갑고 애틋하게 정성을 다해 비벼라. 그것이 너희들의 가장 커다란 언덕에 대한 도리이니라. 그리고 훗날 너희들도 넉넉한 비빌 언덕이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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