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시장 최대 수혜
인터넷에서 "미국 전기차 전환의 ‘깐부’가 된 LG에너지솔루션 "이라는 기사가 한경 비즈니스에 실린 것을 보았다. 내용 인즉, 최근 IPO에서 역대급 기록을 쓴 LG엔솔이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10조 투자금을 미국의 GM과 배터리 동맹을 통해 연 58%씩 커지는 美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 선점,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최고의 수혜주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듣도 보도 못하던 단어 '깐부'
나는 처음 기사 제목부터 모르는 '깐부'라는 단어가 있어 인터넷에 검색해봤다. 인터넷 검색 결과 '깐부'라는 단어는 친한 단짝이나 짝꿍을 가리키는 말로 '깜보', '깜부'라고도 한다라고 나와 있으며, 최근에 Netflix에서 방영하여 화제가 됐던 '오징어'라는 드라마 6회 부제목으로 쓰였다고 나와 있었다. 부연 설명으로 어렸을 때 하던 게임인 구슬 차기나 딱지 같은 놀이에서 네 거 내 거 없이 같이 쓰는 친구 사이로, 드라마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영문으로는 'gganbu', 'kkanbu' 등으로 표기된다고 한다.
나의 어렸을 적 딱지치기나 구슬치기를 할 때를 떠올려 보면, 우리 동네에서는 '깐부'라고 하지 않고 '범벅'이라고 했었다. 그래서 '범벅'이라는 단어도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내가 어렸을 때 구슬치기나 딱지치기하면서 썼던 '범벅'의 의미로는 표준어나 사투리에조차 없으니 완전히 초로컬 사투리였던 것 같다. '범벅'의 표준말 뜻은 "곡식 가루를 된풀처럼 쑨 음식으로, 늙은 호박이나 콩, 팥 따위를 푹 삶은 다음, 거기에 곡식의 가루를 넣어 쑨다"라고 되어있다.
우리 동네서는 '범벅'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내가 어렸을 적 우리 동네서 썼던 '범벅'이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에서는 '깐부'라는 단어보다 의미상 진짜 '깐부'의 뜻에 더 가까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동네 기준으로 '범벅'이란 호박, 콩, 감자, 고구마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밀가루 반죽에 함께 적당히 넣고 쪄서, 그것을 먹을 때는 먹을 때 뜨거우니 이리저리 뒤집어 섞어서 호호 불며 먹었으니 말이다.
지금 통용되는 '깐부'라는 속뜻인 '네 거 내 거 없이 같이 쓴다'는 의미에 더 가까운 것이 우리 동네 사투리 '범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어렸을 때 기억으로는 나의 '범벅'의 대상은 수시로 바뀌었었다. 어찌 보면 그것이 '합종연횡'이었을 텐데, 어린 시절에도 이해타산에 맞춰 친한 친구들이 수시로 변했던 것 같다.
이제 '범벅'은 아내뿐
그런 '범벅' 관계 설정은 이제 50이 넘은 나이에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니 지금은 '범벅'이라고 할 수 있는 대상은 '아내 한 사람뿐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렸을 때 '범벅'의 공유 자산은 딱지나 구슬 정도였지만, 지금 이 나이에 친구들과 '범벅'관계를 맺는다면 참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21세기에도 가끔 '연대보증'의 피해가 간간이 뉴스에 들려오니 말이다.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구슬, 딱지 '범벅'하던 친구들이 서넛은 아직 연락하고 사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인터넷 기사 하나로 과거에 '철혈 동맹'을 맺었던 내 어린날의 '범벅'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련해진다. 이 참에 '깐부'라는 좀 세어 보이는 단어보다 우리 동네 사투리인 투박하고 다정한 '범벅'이란 말이 통용됐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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