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근하니 후배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한잔 더 사들고 들어와 필자에게 건네주었다. 벤티 잔으로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가득하다. 은은한 커피 향을 맡으며 담소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커다란 커피잔이 바닥을 드러냈다.
커피를 다 마시고 나니 갑자기 얼마 전 빈 컵 반환금 관련 기사를 보고 깔아놨던 어플이 생각났다. 필자가 깔아놓은 빈 컵 반환금 어플은 신한은행 어플에 포함되어 있는데 신한은행 어플을 실행시키면 바탕화면에 '컵 반환'이라는 버튼이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바코드가 나오는데 이것을 스타벅스 같은 매장에 들러 빈 컵 반환할 때 제시하면 빈 컵 1개당 300원이라는 거금을 적립해준다는 것이었다.
소주 빈병 반환금과 비슷한 제도인 것 같은데 아마도 이렇게 되면 커피값도 당장 일정 금액이 오르지 않을까 예상된다. 이 제도 역시 환경을 보호하자는 제도인 것 같다. 어찌 됐든 필자의 좌우명 '생각이 나면 무조건 행동하라'에 따라 행동을 개시해 보기로 했다. 일단 필자가 근무하는 건물 1층에 있는 스타벅스에 빈 컵을 들고 가니 다행히도 주문 대기줄이 길지 않다. 앞서 있는 사람들은 스마트폰에서 쿠폰을 미리 열어 주문 준비를 하고 있는데 필자는 빈 컵을 들고 스마트폰에 컵 반환 어플을 열어 준비를 단단히 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필자의 순서가 되니 살짝 긴장이 되었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태연한 척 빈 컵을 직원에게 내밀며 빈 컵 반환하러 왔다고 크지 않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러자 주문을 받는 직원이 스타벅스에는 그런 제도가 없다고 대답을 한다. 필자가 그래도 꿋꿋이 컵 반환제도를 이 매장만 안 하는 것이냐고 재차 물으니 잠시 판매대 안쪽으로 들어가 상급자에게 물어보았는지 상급자가 와서 이 컵 반환제도는 아직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시행되지 않는다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필자도 싸우러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알았다고 이야기하고 스타벅스 매장을 나섰다. 매장을 나와서 스마트폰으로 '빈 컵 반환금'으로 검색을 하니 제도 시행 전에 준비 미비로 2022년 12월 2일부터 시행된다는 기사가 이미 떠있었다. 오늘이 11월 중순이니 열흘 정도 뒤에는 이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터이니 그때 가서 다시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그래야 이렇게 소소한 일들을 가지고 블로그에 글을 이어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필자 같은 반박년을 넘어가며 사는 사람의 생각에는 이 같은 제도가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행정력의 낭비요소가 생길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지옥으로 이끄는 말은 항상 달콤하다는 말도 생각이 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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