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수확의 계절 도로변에 가로수로 심어져 있는 은행나무잎들이 노란색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가을의 불청객 악취를 풍기는 은행 열매도 익어가면서 떨어지기 시작한다. 은행나무는 암수 구분이 있어서 암컷 나무만 열매를 맺는데 묘목으로 가로수를 심을 당시에는 암수 구분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은행나무의 암수 구분을 할 수 있는 시기는 수령이 15년 정도 지난 다음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면서 알 수 있다고 한다. 다른 방법은 은행나무에서 DNA를 추출해서 암수 구분을 하는 것인데 이 방법도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는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은행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나무 주변에는 떨어지는 은행을 길바닥에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궁여지책으로 고깔 모양의 수집망을 설치해 놓았는데 그 모양이 이채롭다. 흡사 은행나무에 치마를 거꾸로 입혀놓은 모습이다. 그 모습이 재밌어서 사진 한 장 찍어 게시해 본다.
병아리 감별사처럼 은행나무도 딱보고 암수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은 직업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병아리 암수 감별사로 뛰어난 능력이 있어서 해외에서도 인기가 좋았다는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나서 옛날 신문을 찾아보고 그 내용을 재미 삼아 옮겨 본다.
매일경제 I 1966 11,07 기사(뉴스)
병아리鑑別師(감별사) 또 英國(영국)에 進出(진출)
각국에서 대호평을 받고 있는 병아리 감별사가 외화획득의 꿈을 안고 또 해외로 나갔다. 5일 하오 병아리 감별사 孟宗述(맹종술)씨 (29) 씨는 영국의 「앵글로 재팬」 회사와 3년간 계약을 맺고 「런던」으로 떠났다. 그의 보수는 1년에 자그마치 2만 $ 병아리 감별기술을 14년간이나 연구했다는 孟(맹)씨는 기술 습득에 바친 그의 노력에 비하면 2만 $의 보수도 그리 많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현재 해외에 나가 있는 우리나라의 감별사는 모두 합하여 7명뿐, 그들은 美國(미국)· 「스페인」 I 「브라질」 등지에서 병아리 감별사를 위한 용역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日本(일본) 사람들과 경쟁하고 있다. 孟(맹)씨는 부지런히 노력하여 韓國人(한국인)의 기술을 과시함으로써 외화획득의 길을 넓히겠다고 결심을 굳게 하며 「트랩」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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