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북한산 둘레길을 천천히 산책했다. 특별한 구간을 정해놓고 걷는 것이 아니라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내려 잘 꾸며진 은평 뉴타운 아파트 단지를 발길 닿는 대로 산책해 가면서 북한산으로 접근해서 입곡 삼거리, 삼천사 입구, 한옥마을, 진관사로 이어지는 7~8킬로미터 정도의 코스였다.
진관사에 도착해서 경내를 둘러보고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합장을 하며 이런저런 소망도 빌었다. 필자는 불자는 아니어서 사실 불상이나 사찰에 입구에 있는 사천왕사 같은 것들을 보면 사실 조금은 낯설고 무서운 느낌이 있다.
다만 절이라는 건물 자체가 전통 한옥의 형태이기 때문에 그런 이질감을 조금은 상쇄해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절 입구에는 소원성취 등 달기 접수를 받거나 작은 기념품을 파는 장소가 있었다. 필자도 호기심에 이곳에 들러 둘러보니 불교 관련 책자나, 소원성취 염주, 팔찌 같은 것들을 팔고 있었다.
여러 가지 물품들 중 특히 필자의 눈길을 잡은 것은 두껍지 않은 불교 책자들이었다. 다양한 제목의 불경 관련 책 중 필자가 그나마 들어본 같은 것이 하나 있는데, 그 제목은 '금강반야바라밀경'이라는 소책자였다. 책 내용을 살펴보니 한자로 된 불경에 큰 한글로 독음을 달고 아랫부분에는 한글로 번역을 해놓았는데, 페이지수는 108로 딱 맞추어서 편집을 했다.
아마도 백팔번뇌를 상징하는 것 같았다. 첫 장에는 경주 석굴암의 부처상 사진이 배치되어있고 그다음 장이 '송경의식(頌經議式)이라는 제목과 함께 뜻밖에도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로 시작되는 주문이 적혀있었다. 오십 년 넘게 인생을 살면서 '수리수리 마수리'라는 주문은 마법사들이 마법을 거는 주문인 줄 알고 살았는데 '수리수리 마수리'가 불교 경전의 첫머리에 나온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래서 수리수리 마수리의 한자 원문을 보니 '修理修理 磨訶修理 修修理 娑婆訶'였다. 한자를 꽤나 아는 필자가 해석을 보려고 해도 잘 모르겠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불교신문 칼럼에 관련 내용이 나와 있어 여기에 인용해 본다. (출처 : 불교신문)
"<천수경>의 첫 시작은 ‘정구업진언’, 즉 ‘입에서 지은 업을 깨끗하게 씻어 내는 참된 말’로 시작되는데 그 말이 바로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다. ‘수리’는 ‘길상존(吉祥尊, 좋은 조짐을 주실 존자)’, ‘마하’는 ‘크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마하수리’는 ‘대길상존’이라는 뜻이 된다. ‘수수리’는 ‘지극하다’, ‘사바하’는 ‘원만 성취’의 뜻이다.
즉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는 ‘길상존이시여 길상존이시여, 지극한 길상존이시여 원만 성취하소서’가 된다. 더 쉽게 풀이하면 “좋은 일이 있겠구나, 좋은 일이 있겠구나, 대단히 좋은 일이 있겠구나, 지극히 좋은 일이 있겠구나”다."
나이 오십 넘어서야 '수리수리 마하수리'의 뜻을 처음 알아가는 대한민국 50대 남자 앞으로 남은 인생도 복되고 건강하게 해 주소서.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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