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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50대 남자, 길양이 사료먹는 비둘기를 도와주다.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2.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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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서둘러서 피부과 예약을 하러 갔다. 환자가 너무 많이 몰리는 병원이기에 예약을 받지 않는 독특한 병원이다. 하는 수 없이 아침 일찍 병원에 가서 병원 문 앞에 붙어있는 예약자 명단에 이름을 적어놓고 진료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이런 번거로움에도 이 병원을 찾는 데는 치료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길거리 고양이 집앞에 놓여진 사료를 비둘기가 날아와 먹고있다.
비둘기


오전 7시 40분쯤 병원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대기번호가 26번이다. 9시 진료를 시작하니 아마도 오전 10시 30분은 되어야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병원에 근처에 도착해서 갓길에 임시로 주차를 하고 예약표에 이름을 적고 나화 담배를 한대 피우는데 필자의 비둘기 한 마리 날아와 앉는다.

 

 

요놈의 비둘기 특유의 고개 끄덕임 걸음으로 필자를 무시하고 가까이 다가온다. 요즘 비둘기들은 사람을 사람으로 생각 안 하니 자존심 상할 일도 아니다. 요놈이 어디로 가나 봤더니 병원 건물 1층 가게 앞에 설치된 고양이집이다. 허름한 고양이집은 아마도 길양이들을 위한 가게 주인의 배려인 듯싶다. 고양이 집 앞에 덩그러니 나뒹굴고 있는 그릇에서 쏟아져 나온 고양이 사료가 어수선한다. 간밤의 바람에 플라스틱 사료그릇, 물그릇이 뒤집힌 모양이다.

 

 

요놈의 비둘기 하는 행태를 보니 부리로 사료 덩어리를 작게 깨서 적당한 크기가 되면 주워 먹는다. 사료 덩어리 깨는 비둘기의 수고를 덜어주려고 다가가 사료 덩어리를 발로 밟아 으깨는 필자의 행동 따위는 비둘기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한다.

 

 

다가가는 필자를 힐끔 바라보고 몇 걸음 물러났다가 필자가 으깨어놓은 사료를 손쉽게 먹어치운다. 이런 모습을 신기한 모습으로 바라면서 필자의 작은 행동이 비둘기에게 작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뿌듯하다. 이렇듯 세상을 살아가며 아주 작은 선행에도 뿌듯해하고 자신을 다독여주는 대한민국 50대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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