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들놈이 쓰고 있는 데스크톱 컴퓨터가 고장 났다고 투덜댔다. 고장 증상은 전원버튼을 눌러 컴퓨터를 켜면 계속, 반복적으로 컴퓨터가 부팅을 시도하면서 리셋을 계속 누르는 것처럼 커졌다가 켜지를 무한반복하고 있었다.
필자는 호기롭게 컴퓨터 본체의 뚜껑을 열고 먼지를 먼저 털어냈다. 대부분의 간단한 고장은 이 정도만 해줘도 대충 살아난다는 것을 알기에 그렇게 해본 것이다. 그런데 깨끗하게 먼지를 털어냈음에도 불구하고 컴퓨터는 여전히 고장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메모리, 비디오카드 등등과 커넥터들을 다시 뺐다가 꽃아 보아도 증상은 동일했다. 어쩔 수 없이 아파트 단지 상가에 단골로 가는 컴퓨터 수리점에 들고 가니 수리점 사장이 대충 테스트를 해보더니, 머더보드가 나갔다고 새 걸로 교체하라며 15만 원을 불렀다.
사실 이 컴퓨터 가게를 종종 이용해서 내 딴에는 단골고객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조금 서운했다. 이런 서운한 마음이 얼굴 표정으로 나타났는지 컴퓨터 가게 주인이 7만 원 정도면 어떻게 고쳐볼 수 있다고 다시 네고를 들어왔다. 일단 마음이 상한 필자는 됐다고 하고 컴퓨터를 다시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서 유튜브에 아들놈 컴퓨터의 고장증상을 입력하고 검색을 하니, 추천영상이 여러 개 나오는데 그중에 하나를 골라 보고 나니 대충 감이 잡혔다. 일단 비디오 카드를 빼고 부팅을 시도해 보고, 메모리카드를 하나씩 순차적으로 뽑아가며 테스트를 하던 중 8G 메모리 카드 두 개 중 하나를 뽑았을 때 정상적으로 부팅이 되며 고장 증상이 사라졌다.
결국 16G 메모리로 구동되는 컴퓨터에서 8G 메모리 하나가 고장이 난 것이었다. 일단 8G 메모리 하나로도 구동이 되니 응급처치는 된 셈이다. 그래서 유튜브에 '램메모리 고장 수리법'을 검색하니 초보적인 것부터 전문적인 방법들이 주르륵 나왔다. 금방 시도해 볼 수 있는 초보적인 것은 해보았지만 살아나지 않아서 전문적인 영상 들는 나중에 참고하려고 킵해두었다.
그러나 꼭 많은 시간을 들여가면서까지 고쳐보고 싶은 생각은 없기에 알리익스프레스에 가서 8G 메모리를 하나 주문했다. 가격은 만칠천 원 정도로 생각보다 많이 저렴했다. 쿠팡 가격과 비교해 보니 상당히 싼 가격이었다. 단 배송기간이 좀 길어서 그렇지 문제 될 것은 없어 보였다.
일단은 컴퓨터가 돌아가니 소기의 목적은 이룬 것이다. 이제는 아들놈 붙들어 세워놓고 부팅 잘되는 컴퓨터 켜 보이며 자랑할 시간만 남았다. 물론 메모리가 반만 들어있어서 게임할 때 버벅대겠지만 이런 정도는 아들에게 당분간 숨기고 잠시나마 금방 들통날 슈퍼맨 아빠의 수명연장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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