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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집간 처조카가 집에 왔네. 이런저런 얘기 나누고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다 문득 얼마 전에 거실 화분에 던져놓았는데 신기하게 싹을 틔운 감나무 새싹이 눈에 들어와서 감나무 새싹을 그 아이 시집보낼 때 애잔했던 마음처럼 창고에서 제일 예쁜 화분에 정성껏 옮겨 심었네.
제법 자란 키에 아직 뒤뚱거려 넘어질까 양꼬치 끼우는 꼬챙이를 새싹 옆에 박아 지지대로 세워 잘 동여매 주었네. 그 아이 집에 가서 잘 자라거라.
작은 소망
감나무 보내며 작은 소망 기원하네. 이 감나무 실내에서 한 3년 잘 키우면 마당에 옮겨 심어야 하니, 그 아이 3년 뒤에는 한남동이나 평창동에 마당 너른 집 한 채 대출 조금 끼고 꼭 사게 해 주소서.
그때 내가 그 집에 가서 마당에 옮겨 심어 줄 수 있게 해 주소서. 그리고 5년쯤 뒤 대출 다 갚고 감나무에 감 열리면 그 아이가 감 잘 말려서 곶감으로 내 환갑잔치에 선물로 가져올 수 있게 해 주소서.
그 아이 시집가던 날 그 아이 아빠 눈물 찔끔 흘리는 걸 보고 나도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 꽤나 민망했었지. 오늘 이 감나무 새싹 하나 보내며 그때 다시 생각나며 마음이 따뜻해지네. 어쨌든 내 조카 앞날에 사랑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오늘 하루 더 기도해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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