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아파트는 어떻게 지정되는지는 모르지만, 다행히도 내가 사는 아파트는 아직까지는 금연 안 파트로 지정됐다는 현수막이 붙지 않았다. 그렇지만 흡연자 입장에서 그래도 눈치는 많이 보는 편이어서, 아파트 제일 후미진 곳에 흡연자들이 모여든다. 그곳은 아파트 주민들도 잘 지나다니지 않고 아파트와의 거리도 일정 정도 떨어져 있어서, 그나마 흡연자들에게는 나름대로 주민들에게 최소한의 흡연예절을 갖추면서 흡연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이다.
금연 현수막과 함께 사라진 재떨이용 화분, 그리고 항아리 재떨이의 등장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담배꽁초가 조금 난잡하게 버려져있어서 나는 재활용장에 누군가 버린 큰 화분을 하나 가져다 놓고 재떨이 용도로 사용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흡연자들의 아지트 앞에 커다란 현수막 하나가 붙었다. 내용인 즉 '흩어지는 담배연기 고통받는 우리 이웃'이라고 쓰여있었다. 그리고 내가 힘들여 날라다 놓은 화분 재떨이는 사라졌다.
그래서 우리는 흡연공간은 아파트에서 더 멀어진 아파트 후문 샛길이 나있는 거의 도로 쪽으로 후퇴했다. 그리고 그곳에 이번에는 버려진 중간 크기의 항아리를 하나 가져다 놓고 재떨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마저도 누군가에 의해 사라졌다. 아마도 아파트 주민들의 성화에 못 이겨 경비아저씨가 치웠겠지라고 짐작만 할 뿐이었다.
흡연자는 어디로 가야 하나?, 그런데 반갑다 깡통 로봇의 출현
나는 더 이상 이곳을 이용하면 안 되겠다 싶어, 아예 도로가로 나가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요즘 도로가에는 자전거 도로와 보행자 보도가 같이 붙어있어서 거기도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 상당히 많다. 도로가로 나와도 사람들 눈치 보느라 맘 편하게 담배를 피울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원래 항아리 재떨이가 있던 자리에 어느 흡연자가 버려진 대형 주전자를 가져다 놓고 재떨이로 쓰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주전자 재떨이는 며칠이나 버티나 보자 하면서 담배 피우러 갈 때 주전자가 있으면 내심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내 어린 시절 로봇 태권브이에서 나오는 깡통로봇 같다는 생각을 하니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복명 가왕에 깡통로봇 가면이 나왔었나 모르겠다
내가 어릴 적에는 장난감이 귀했다. 그래서 대부분 장난감을 집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직접 만들어서 가지고 놀았다. 그중에 한 아이템이 도화지로 여러 가지 모양의 가면을 만들어 쓰고 노는 일이었다. 로봇 태권브이가 절찬리에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던 시절, 우리는 태권브이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가면을 만들어 쓰고 놀았다.
물론, 태권브이가 가장 인기가 좋았지만, 깡통로봇의 인기도 만만치 않았다. 깡통로봇 가면의 매력은 주전자 모양의 얼굴과 주전자코인데 머리 위에 모자처럼 주전자 뚜껑을 잘 오려 붙이고, 코는 쉽게 구겨지지 말라고 종이 안쪽에 두꺼운 종이를 덧댔다. 그리고 고무줄도 귀하던 그 시절 어머니 반짇고리 통에서 몰래 검은색 고무줄을 훔쳐 가면의 귀부분에 구멍을 뚫어 묶고 가면을 머리에 씌우면 영락없는 깡통로봇이 되었었다.
이 깡통로봇은 항상 장난을 치는 막냇동생 사내아이 캐릭터로, 장난꾸러기인 내가 가면을 쓰고 조금 지나친 장난쳐도 엄마, 아빠가 웃어 넘겨주시는 마법 같은 가면이었다. 아, 오늘도 담배 이야기로 시작해서 깡통로봇으로 흘러버렸다. 언제나 시작과 결말을 일관성 있게 끌고 가며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다 보면 되겠지, 이 또한 의미가 있으리라,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잖아~~ 자나~ 자나~ 개그맨 김준호 씨의 자나~ 자나~ 말장난으로 마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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