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골집에 누님과 함께 다녀왔다. 누님이 어디서 들으셨는지 노란 민들레 보다 하얀 민들레가 약효가 뛰어나다며 시골집 근처에 지천인 하얀 민들레를 보고 반색을 하며 뜯고 있다.
필자는 이과, 공대로 이어지는 학업을 했기에 나름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하얀 민들레와 노랑 민들레기 무슨 약효 차이가 있을까?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생각을 했다. 노랑 민들레와 하얀 민들레가 DNA적으로 볼 때 거의 차이가 없을 것이다.
만약에, 만약에 사람을 잡아먹는 상위 포식자가 있다면 유색인족과 백인종을 잡아먹을 때 백인종이 몸에 좋다고 우선 백인종만 사냥하러 다닌다면 얼마나 우스꽝스럽겠는가? 아마도 누님은 인터넷이나 유튜브 같은 데서 그런 정보를 듣고 맹신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믿음이 약효로 이어지는 '플라세보 효과(Placebo Effect)'는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아닌 건 아니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아무리 설명을 해도 우리 누님의 믿음은 꺾을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러던 차에 어제 모종을 사러 농협에 들러 종자 파는 코너를 둘러보는데, 하얀 민들레 씨앗을 별도로 파는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하얀 민들레가 좋다는 소문이 종자 시장에도 침투된 모양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하얀 민들레 씨앗을 보는 순간 누님생각이 나서 얼른 한 봉지 사게 되는 것을.
그래도 핏줄인데 하얀 민들레 씨앗 잘 뿌려서 많은 수확이 나면 누님 건강하라고 갖다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우선 드는 것을. 과학적인 사실보다 누님의 믿음으로 인해 누님 건강에 도움만 된다면야 개똥이라도 모아서 갖다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형제간의 우애인 것을. 하얀 민들레야 어서어서 자라라. 그래야 우리 사랑하는 누님 갖다 드리게....
'LJ'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의점 매출의 약 40%가 담배 판매라고. 놀랍다. (0) | 2023.05.04 |
---|---|
마음 울적한 날엔~ 거리를 걸어보고...'마로니에' (0) | 2023.05.04 |
사람 마음은 비슷한 구석이 있다. 그래서 살만한 인생이 아닐까? (0) | 2023.05.02 |
세계 최고의 누룽지 만드는 비법을 전수 받다. (0) | 2023.04.28 |
경기도 광주시 칠보사에서 만난 '세한도' (0) | 2023.04.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