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이 따뜻하다. 담배 한 모금 하늘을 향해 내뿜고 고개를 숙여 발아래를 바라보니 단단한 보도블록 사이로 잡초가 초록 연두색 이파리를 내밀고 있다. 참으로 기특하다.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기 일쑤인데 무슨 깡다구로 나왔나 싶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냉해를 입은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세상만물이 다 견딜만하니까 개기는 게일 게다. 이런 잡초를 들여다보다 어제 유튜브에서 잠깐 봤던 '잡초의 생존 전략'에 관한 내용이 떠올랐다.
이 콘텐츠의 내용 중 필자의 관심을 끌었던 내용은 잡초는 인간이 있는 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그 내용을 요약해 보면 대충 이런 얘기니 한번 들어보시라.
자연은 그대로 놔두면 처음에 잡초 같은 작은 풀들이 자라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작은 나무, 큰 나무순으로 숲을 이뤄서 일정 정도 숲이 완성되면 다자라 숲을 장악한 나무들이 햇빛을 독점하기 때문에 잡초들을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숲이 잘 우거진 산속에 들어가면 나무아래에는 잡초가 거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이 바로 의도하지 않은 인간과 잡초의 공생관계를 설명해 준다는 것이다.
부연설명을 하자면 자연상태에서는 잡초의 생존경쟁력이 낮으나 인간이 농사를 짓거나 정원을 가꾸면서 매년 또는 몇 년 주기로 대지 즉 땅을 갈아엎어 자연 스스로 숲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을 인위적으로 리셋시키는데, 이 리셋작용이 잡초가 자라고 종족을 번식, 유지시키는데 크게 기여를 한다는 것이다.
일면 타당한 얘기로 들린다. 그런데 우리네 인간은 척박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이겨내는 스토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영악한 잡초의 생존전략을 우리 마음대로 해석하는 면도 있는 것 같다. 잡초의 입장에서 인간의 행동이 길게 봐서는 천사이고 짧게 보면 악당일 것이다. 인간사 살면서 짧게 보면 악당이고 길게 보면 천사인 것도 좋다. 하지만 필자는 긴 기다림을 견딜 수 없어서 항상, 언제나, 매일같이 천사이고 싶은 대한민국 50대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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