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의 계절이 끝나가고 있다. 아쉽다. 퇴근길에 단돈 몇 천 원으로 가족들의 환영을 받는 이만한 아이템이 있겠는가? 이런 붕어빵에 그동안 생각지도 못한 좋은 효능이 있다는 것을 지난겨울 우연히 알게 되었다. 작년 12월 코로나 지침이 허용하는 수준에서 꼭 만나야 되는 분들과의 송년회를 몇 차례 가졌다.
술 마실 수 있는 시간이 단축되었으니 평소 마시는 양을 채우려면 술을 서둘러 빨리빨리 마시고 헤어지니 귀가시간은 코로나 이전보다 자연스레 훨씬 빨라졌다. 그래서 집 근처 지하철역에 도착해 출구로 나올 때쯤 고소한 붕어빵 냄새가 나를 유혹했다. 지하철역 근처는 역시 붕어빵 장사의 요지 중의 요지이다.
붕어빵 결재 시스템의 진화
요즘 붕어빵 장사는 결재시스템이 많이 진화했다. 현금이 없으면 붕어빵 판매대에 큰 글씨로 은행계좌를 적어놓아서 계좌이체를 하고 붕어빵을 살 수 있다. 술이 얼큰하게 취해서 몇 번의 시도 끝에 은행 어플을 열어 송금을 성공한다. 천 원에 세 마리이니, 오천 원을 송금하고 열다섯 마리를 봉투 2개에 나눠 담아 개선장군 마냥 한겨울밤 동장군을 뚫고 씩씩하게 팔자를 그려가며 집으로 향했다.
붕어빵 향기는 그 유혹력이 상당해서 평소 아빠가 집에 와도 데면데면하게 인사만 하던 아이들도 한자리로 끌어 모으는 효과가 있다. 그렇게 서너 마리씩 식구끼리 나눠 먹으며, 나는 나름대로의 술 취한 아빠들의 장기인 같은 말 되풀이하기의 신공을 펼치다가 "그냥 양치질이나 하시고 주무세요!"라는 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겨 잠자리에 들었다.
숙취가 사라진 원인 분석
술 먹은 다음날 아침 이른 출근을 하려면 전날 술의 숙취로 여간 고생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이날은 특별하게 힘들지 않게 일어나 출근을 했다. 이때는 별 다른 생각을 못했는데, 이날도 이틀 연짱으로 송년회가 잡혀서 어제와 동일한 패턴으로 술을 마시고 또 붕어빵을 사다 먹고 잤다.
그런데 그다음 날도 숙취가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상해서 지난 이틀간의 행동 패턴을 복기해 보니 평소와 달라진 행동은 술 마시고 잠자기 전에 붕어빵을 먹은 것 밖에 다른 행동은 발견할 수 없었다.
붕어빵 속의 팥이 숙취해소에 특효가 있다.
그래서 네이버에 붕어빵과 숙취해소의 관련성에 대해 관련 키워드로 검색을 시작했다. 그런데 나만 아직 모르고 있었던 것인가? 붕어빵 속에 들어 있는 팥이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올겨울 내내 술 마시는 날이면 붕어빵으로 숙취를 잘 이겨내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입춘, 우수가 지나가니 붕어빵 사장님이 안 보이기 시작했다.
술집 사장님들 붕어빵 서비스로 주시면 대박 날 듯
내일도 회식이 있는데 이를 어쩌나 하다가 쿠팡에 검색을 하니 붕어빵을 팔고 있다. 그래도 따끈하게 금방 구운 붕어빵이 제 맛있기는 한데, 어쩔 수 없이 올 겨울이 오는 연말까지는 쿠팡 붕어빵으로 숙취해소를 하면서 버텨야겠다.
이글 읽으시는 분들도 술 좋아하시면 숙취해소로 술 드시고 나서 팥이 듬뿍 들어간 붕어빵이나 편의점 팥죽 한 봉지 드시고 주무세요. 꼭 잠자기 전에 드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러면 다음날 정말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되실 겁니다.
그리고 혹시 술집 운영하시는 사장님들 이글 읽으시면, 손님들 술자리가 마무리될 때쯤 붕어빵 한두 개씩 드리면서 다음날 숙취해소에 도움 된다는 썰 푸시면 단골손님 확보하는데 큰 도움 되실 겁니다.
물론 붕어빵을 직접 구울 수는 없으니, 쿠팡에서 주문하시어 냉동 보관하시다가 전자레인지로 덮여드리면 됩니다.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팥 성분이 들어간 숙취해소제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성비와 운치로 따지자면 붕어빵이 제일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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