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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의 날과 나혜석 여사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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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 8일이 세계 여성의 날이다.

오늘 퇴근길에 세종로를 통과해서 지나오는데, 웬 여성들이 다수인 시위대를 만나 교통체증이 생겼다. 요즘은 광화문 일대 시위는 일상이어서 나는 시위로 인해 교통이 막혀도 그러려니 하며 시위대 구경을 한다. 시위대를 살펴보니 여성단체들이 주를 이룬 연합 가두 시위대였다. 알고 보니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어서 3월 5일 토요일인 오늘 여성의 날을 기념해서 미리 여성들의 권익을 확대하자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유엔에서 1977년 '세계 여성의 날' 공식 지정

그래서 퇴근 후 집에 와서 세계 여성의 날의 유래와 의미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세계 여성의 날은 세계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한 날로,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 등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인 것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후 유엔은 1975년을‘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하고, 1977년 3월 8일을 특정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돼, 관련 단체들이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한다고 한다.

 

 

1920년대에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도 여성의 날 행사 치렀다니 조선 여성들 대단하다.

자료를 찾다 보니 흥미로운 것은 1908년에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 여성의 날 행사를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우리나라에서도 기념했다는 것이다. 그 시절 나혜석, 박인덕 등이 일제 치하에서 그것도 미국에서 여성운동이 태동된 지 10여 년 만에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여성운동이 일어났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필자가 느끼기에는 요즘은 여성 권익은 많이 향상되어서 오히려 남성들이 남성의 날을 제정하자고 주장해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나저나 우리나라 여성운동의 선구자 나혜석이 궁금해졌다. 나혜석이라는 인물의 이름은 들어본 것 같은데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1927년 조선 여성 나혜석 여사의 세계일주, 이 기사가 정말이란 말인가?

네이버 라이브러리에서 나혜석이라고 가장 오래된 기사를 검색했다. 그랬더니 1927년 6월 21일 조선일보 3면에 여류화가 나혜석 씨(32세)의 사진과 함께 그녀의 동정을 알리는 기사가 올라와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니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웬만한 사람들은 꿈도 꿀 수 없는 1년 반 동안의 세계일주를 떠나면서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한 기사였다.

나혜석의 당시 신문기사
나혜석 여사

 

기사 내용을 더 자세히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나혜석 여사 세계 만유(지금 말로 세계일주), 1927년 6월 22일 경성역 출발. 여류화가 나혜석(32세)씨는 예술의 왕국 불란서를 중심으로 동서양 각국의 그림을 시찰코저 오는 22일 밤 열 시 오십 분 차로 경성역을 떠나 일 년 반 동안 세계를 일주할 예정으로 금일 오전 7시 45분 경부선 열차로 동래 자택에서 입경하여 방금 조선 호텔에 체재 중인바 여사는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먼저 노동 사회주의 공화국연합인 적색 러시아를 거쳐 장차 영국, 독일, 이태리, 불란서, 백이의, 오지리, 화란, 서나아, 서서, 서전, 정말, 락위, 토이기, 파사, 섬라, 희랍, 미국 등을 순회 할터이라 하며,

 

 

여사는 조선 호텔로 방문한 기자를 향하여 매우 다정 한 웃음을 띄우고 "일 년 반이라는 짧은 세월에 무슨 공부가 되겠습니까만은 남편이 구미 시찰을 떠나는 길인고로 이 좋은 기회를 이용하여 잠깐잠깐 각국의 예술품을 구경만 하는 것이라도 적지 않은 소득이 있을 줄 믿고 가는 것이 올시다. 이왕 먼 길 가는 길에 여러 해 동안 있어 착실한 공부를 하여 가지고 돌아오고 싶지만은 어린아이를 셋씩이나 두고 가는 터임으로 모든 것이 뜻과 같이 되지 못합니다"하더라.

 

 

이 기사를 읽고 내가 사는 형편이 오늘따라 왜 이리 옹색한가 하는 생각에, 더 이상 글 쓸 생각을 없어져서 이만 줄입니다. 다음에 나혜석에 대해 더 세밀하게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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