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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에도 절을 한다.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2.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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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내가 존경하는 한 선배님이 딸아이 시집보낸다고 청첩을 해 오셨다. 코로나에 참석자가 제한되는데도 나한테까지도 정중히 청첩을 해오시니, 시간을 내서 찾아뵙고 축하 인사를 드리려 한다.

 

신부가 부케를 들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Pixabay 콘텐츠 라이선스에 따른 무료 사용 / 부케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에도 절한다

그런데 이번에 청첩을 해 오신 선배님은 나와는 각별한 사이라서 그냥 부조금만 내고 축하드리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중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에도 절한다"라는 속담이 생각났다.

 

 

지난 설에 처가에 다녀오면서 나는 예쁜 마누라 생각하며, 처가댁 장인, 장모님께 세배드리고 꼭 안아 드리며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큰소리로 표현을 했다. 이러면 처가댁 말뚝에 절한 이상을 한 것 아닌가? 그래서 만약에 내 딸아이가 결혼을 한다면, 물론, 잘하겠지만 항상 신랑에서 잘해서, 내 미래의 사위가 우리 집 말뚝에 매일 절을 했으면 하는 말도 안 되는 희망을 가져 본다.

 

 

원앙 너도 바람피운다고

얼마 전 유튜브 서핑을 하다가 이화여대 최재천 석좌교수님이 '외도는 본능이다'라는 짤막한 동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그 내용 중에 새들도 번식과 종족 보존을 위해 수시로 외도를 한다는 설명을 듣고,

 

 

우리나라에서 결혼식 폐백, 올릴 때, 한 쌍의 원앙으로 부부간의 금슬을 기원하는 전통이기 때문에, 혹시 원앙새도 바람을 피우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네이버에 '원앙새 외도'라고 입력하니, 역시나 원앙새도 바람을 피운다는 설득력 있는 글들이 여러 개 올라와 있었다.

 

 

결혼식 폐백에서 원앙새 퇴출 프로젝트

그래서 "바람피우는 원양을 결혼식 폐백용으로 계속 쓰는 것은 21세기에는 맞지 않는 일이 아닌가? "하는 반 전통적인 생각을 해봤다. 그렇다면" 폐백 드릴 때 원앙새를 놓는 문화를 바꾸는 운동을 내가 감히 해보면 어떨까? "하는 도발적인 생각을 해 보았다. '생각했으면 바로 행동하라'가 내가 생활신조이니 한번 구상해 보자.

 

 

그렇다면 원앙을 뭘로 대체하지? 바로 앞에서 언급한 '처가댁 말뚝'이었다. '처가댁 말뚝 절하기' 프로젝트의 논리는 이렇다. 아내가 잘해야 남편이 처가에 잘한다. 반대로 남편이 잘하면 아내가 시댁에 잘하다.

 

 

요즘은 '양성평등'이라는 말도 이미 진부해진 시대이니, '아내가 잘하면'이라는 조건에 따라 남편이 처가에 잘한다는 일방 행위가 아니라, 부부가 서로 잘하면 부부가 모두 상대 배우자의 부모님에게 잘한다는 쌍방 행위가 맞는다고 본다.

 

 

선배님 기대하세요

여기서 '아이디어를 더 진척시켜 보자. 목표는 "결혼 폐백식에서 외도를 잘한다는 조류 '원앙새'를 퇴출시키자"이다. 그러면 뭘로 대신한단 말인가? 그래 '말뚝'이다. 적당한 나무를 가공해서 말뚝 모양으로 만들고, 그 말뚝을 세로로 쪼개서 그 내부에 결혼생활에 지침이 되는 좋은 글을 적어보자.

 

 

신랑 쪽 나무에는 '아내에게 잘하라는 내용'을 적고, 신부 쪽에는 '신랑에게 잘하라는 내용'을 적어서 두 조각의 나무를 하나로 합쳐 놓고, 폐백식에도 쓰고, 그리고는 신혼부부 집에 장식으로 두고 결혼생활을 한다면, 신혼부부가 그 말뚝을 볼 때마다 서로를 존중하고, 그들의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을 조금은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내친김에 당장 말뚝용 나무를 구하고, 손질해서 일명 '처갓댁, 시댁 '말뚝'을 만들어 볼 요량이다. 그래서 완성되면 이번에 딸아이 결혼시키는 그 선배님이 결혼식 잘 끝내시고 조금 한가해지시면, 만나서 정성껏 선물로 드려야겠다.

 

 

그래도 기왕이면 잘 만들어서 말뚝을 선물로 받아 든 선배님이 딸아이에게 전달도 못하고, 집 한 귀둥이에 던져 놓는 일이 없도록, 디자인도 세련되게 하고, 크기도 아담하게 만들어 봐야겠다. 그래서 반응이 좋으면 앞으로 많이 만들어서, 일가친척, 가까운 지인들 결혼식 선물로 드려야겠다. 벌써부터 '말뚝 꿈'이 야무지다. 선배님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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