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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50대 남자, 2022년 12월 17일 때 늦은 김장을 하며...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2.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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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7일 토요일이다. 올해는 이런저런 일로 바쁜 일이 있어서 평년보다 김장을 늦게 하게 되었다. 아직은 시골에 계신 부모님 댁에서 형제들이 모여 김장을 해서 나눠 집집마다 필요한 만큼씩 나눠온다. 그런데 올해는 필자의 사정으로 김장하는 날짜를 늦추게 되었는데 얄궂게도 며칠 전 많은 눈이 내리고 한파가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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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형제들이 모여 김장을 하는일은 실없는 수다 떨며 막걸리도 한잔 하면서 하면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사실 김장에서 가장 힘든 일은 배추를 수확해서 소금에 미리 절여놓고 김장에 들어가 양념들을 비리 준비해놓는 것인데 이런 힘든 일은 이미 팔순 노모께서 모두 해놓으셨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지만 팔순 노모의 수고로움과 고생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아프다. 김장이 도대체 뭐라고 우리 엄마 이렇게 힘들게 해드리나 싶다가도 이런 연례적인 김장행사로 형제들이 다 모이는 횟수를 유지하시려는 부모님의 깊은 마음을 헤아리면 번거로운 김장을 집집마다 각자 알아서 하자는 말을 쉽사리 꺼낼 수는 없다.

거실에서 김장을 하는 손이 분주하다.
2022년 늦은 김장

김장하는 날 아침 어머니 닌 새벽 5시에 일어나셔서 벌써 분주하시다. 서둘러서 김장을 해야 자식 놈들 얼른얼른 서울로 갈 수 있다고 서두르시는 것이다. 이럴 때는 서두르는 척을 해야 부모님도 걱정을 하지 않으시기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보니 바깥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원래 시골집 텃밭 비닐하우스에서 김장을 하기로 했는데 계획을 변경해서 밖에 절여놓은 배추를 거실로 가지고 들어와서 김장을 하기로 했다. 아직 꿈나라에 빠져있는 아들놈을 깨워 잠바와 장갑을 단단히 챙겨 입고 절인 배추를 옮기기 시작했다. 절인 배추가 얼을 것을 우려해서 몇 겹으로 싸매 놓은 헌 이블 같은 보온재를 걷어내고 양동이로 배추를 옮기는데 아들놈이 투덜대지 않고 적극적이다. 이런 모습을 보며 대견하다는 생각이 밀려온다. 이른 아침 이렇게 거실로 한가득 옮겨놓은 배추를 쌓아놓고 둘러앉아 양념을 버무리고 속을 넣어가니 김장통이 하나둘 채워진다. 이렇게 늦은 김장을 하고 나니 금세 점심 때기 되어 뜨끈한 소머리 국밥과 갓 담은 김장김치를 맛있다고 너스레를 떨어가며 올해의 김장도 마무리되었다. 엄마 연세가 이제 여든 중반을 넘어가시니 온 집안이 모여 담그는 김장행사가 몇 년이나 더 지속될지 모르겠다. 이렇게 김장을 담그면서 내년에도 올해만 같이 김장 담글 수 있도록 부모님 건강하시고 사랑하는 가족들 별 탈 없이 모일 수 있기를 기도하며 살아가는 대한민국 50대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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