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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50대 남자, 회식을 하고 집에 와도 도대체 왜 라면이 땡기는 걸까?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2.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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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부서 송년회가 있었다. 그래도 연말 송년회라 단가가 조금 높은 참치 전문점으로 회식자리가 잡혔다. 사실 이 작은 한반도에서도 내륙 촌놈 출신이라 어려서 회 같은 생으로 먹는 음식을 접할 기회가 적어서 그런지 오십이 넘은 지금 나이에도 회나 육회는 즐겨하지 않는다. 그러나 회식장소를 예약하는 후배들을 귀찮게 하지 않게 하기 위해 달리 개인적 호불호를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참치집에 도착하니 그래도 먹음직스러운 참치회가 종류별로 나오고 스끼다시들도 푸짐하게 곁들여 나온다. 먼저 참지 죽으로 속을 달래 놓고 쏘맥을 시작으로 술이 몇 순배 돌고 나니 얼큰하다. 이제 나이가 들어 회식 참석 직원들 중 가장 선임급에 속하게 되니 젊은 시절처럼 이리저리 술 따르러 다니는 수고로움은 덜해졌다.

 

 

이렇게 두 시간 정도 회식을 하고 근처 호프집에서 맥주로 2차를 하고 지하철을 타고 비척거리는 발걸음으로 집에 도착하니 열두 시 근처가 되었다. 집에 도착해서 잠바 벗고 양말 벗고 소파에 기대앉으니 속이 출출하다. 신기하다. 그렇게 먹고 마시고 왔는데도 허기가 느껴지니 말이다.

 

 

이럴 때 따끈한 라면이 당기는 마련이다. 집사람에게 라면을 끓여달라고 하면 핀잔만 들을 것이 뻔한 일이라 아들놈에게 부탁을 했다. 그런데 아들놈 군말 없이 흔쾌히 라면을 끓여 내오며 맛있게 드시라는 말까지 보탠다. 어라! 이놈 이제 다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들 키운 보람이 있네. 이렇게 회식 뒤 술 취해 집에 돌아와 아들놈이 끓여주는 라면 한 그릇 먹으며 소소하게 감동받고 애들 키운 보람을 느끼는 대한민국 50대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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