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태풍으로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람에 잠을 뒤척이다가 아침에 일어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천지가 조용하다. 밖으로 나가 눈이 부시도록 청명한 하늘을 바라보며 간밤에 우리나라에 태풍 피해가 없었기를 기도한다.
아파트 정원을 둘러보며 지난밤 안녕한 나무와 꽃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일부 나무는 나뭇가지가 부러졌고, 가녀린 꽃들은 고개를 떨구고 있다.
도토리나무 얼마나 흔들렸으면 설익은 도토리 모자를 벗고 나뒹구는 놈들이 꽤나 보인다. 바람에 자빠졌던 자전거들은 벌써 부지런한 아파트 경비원 어르신들의 수고로 바로 세워져 있고 플라스틱 상자는 간밤의 강우량을 알려주는 측우기가 되어있다.
다행히도 작은 키 봉숭아는 여리디 여린 꽃잎을 온전히 간수하고 기특하게 서있다. 집으로 들어와 뉴스를 보니 남부지방의 피해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부디 인명피해나 없기를 간절히 기도해 보지만 날이 밝아 태풍 뒷수습을 하다 보면 분명 안타까운 사연들이 그 속내를 드러낼 것이다.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이렇게 짧은 글로나마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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