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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50대 남자, 울타리를 점령한 칡넝쿨, 이제 그만해라 많이 기어 올랐다 아이가.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2.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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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을 하니, 필자가 근무하는 울타리가 달라졌다. 지난여름 엄청난 기세로 울타리를 점령해 오를 때는 세상 모든 것들을 제압할 줄 알았던 칡넝쿨이었다. 거기다가 자주색 칡꽃을 피울 때는 그야말로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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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렇게 무성함의 극치에 이르자 이를 보다 못한 인간이 나섰다. 울타리의 기능은 외부인의 침입을 막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울타리를 칡이 뒤덮는다 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개방형 울타리는 외부인이 접근하는 것도 미리 알아야 하기 때문에 울타리 너머 시야가 확보돼야 한다. 그런데 오만한 칡넝쿨이 인간이 그어놓은 이 임계점을 넘어선 것이다.

시야가 확보되는 지점까지만 칡넝쿨을 제거하고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은 그대로 남겨두면 곧 닥칠 초겨울 서리와 추위가 뒤처리를 담당할 것이다.
칡넝쿨 제거작업


그러니 인간이 제지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칡넝쿨을 제압하는 인간의 잔꾀는 상당하다. 무리해서 무섭게 저항하는 칡넝쿨을 한 번에 힘들여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칡넝쿨이 울타리를 타고 오르는 지면과 가까운 지점을 공격해서 잘라버린다. 그러고 하루 정도 지나면, 그 기세 좋던 칡넝쿨은 금세 시들어버려 담장을 잡고 있는 힘이 약화된다. 이때 낫으로 칡넝쿨을 제거하면 작업이 훨씬 수월해진다. 시야가 확보되는 지점까지만 칡넝쿨을 제거하고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은 그대로 남겨두면 곧 닥칠 초겨울 서리와 추위가 뒤처리를 담당할 것이다. 이렇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또다시 칡넝쿨들은 반격을 시작할 것이고, 또 한 해가 지나가고 시작할 것이다. 울타리 위에서 시들어가는 칡넝쿨을 보며 또 한 해를 보내고 시작하는 세월의 흐름을 느끼며 사색해보는 계기로 삼는 대한민국 50대 남자의 인생 여정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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