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름도 몰라도, 물 주는 건 내가 당번이다
우리 집 거실에는 나무가 한 그루 있다. 나무에 관심이 없어 이름을 모른다. 아니 나무에 물 주는 것이 집안에서의 내 일 중 하나이니, 나무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무 이름에 관심을 두지 않을 뿐...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부터 키우기 시작했으니 족히 6~7년은 키운 듯하다. 봄을 혼자 오롯이 맞이하는 양 연초록의 예쁜 잎으로 한껏 자신의 존재를 뽐내기 시작한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그놈의 자태를 보는 것만으로도 봄 내음이 내 몸에 젖어든다.
집안에서 키우는 나무는 가장의 키보다 더 커서는 절대 안 된다
이 이름도 모르는 나무는 6~7년을 키웠지만 키가 크지 않다. 이 나무가 얼마나 클 수 있는 나무인지 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 클 수 있는 나무의 크기는 정확히 안다. 우리 집에서 나무는 절대 내 키를 넘어서 클 수가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 아내의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집안의 식물이 가장의 키보다 크면 가장의 기가 눌려 일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어느 풍수 책에서 봤다는 것이다. 이 간단한 이유 때문에 우리 집 나무는 올 가을에 또다시, 아니 가을 전이라도 내 키를 넘는 순간 아름답지 못한 삭발을 당해야 한다.
그래도 아내의 마음이 이쁘고 고맙다
나무가 아파트에서 자라기 때문에 아무리 자라야 내 키보다 조금 더 클 뿐이기에 많이 차이는 나지 않겠지만 왠지 나무에게 미안하다. 가장이 부실해서 그런데 까지 신경 쓰면서 살아가는 아내에게도 미안하고. 그래도 나도 할 말은 있다. 나무에게는 내 키가 대한민국 성인 남성의 평균보다는 크다는 것을 다행으로 알라고. 내 아내에게도 할 말은 있다. 가장의 기는 집안의 나무의 높이에 따라서가 아니라 아내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좌우될 수 있다고. 이 글을 우리 아내가 보시지 않으시길 빌며^^ 오늘도 우리 집은 화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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