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동짓날이라는 것을 구내식당에서 팥죽이 점심 메뉴로 나오고 나서야 알았다. 지금이 농경사회도 아니고 해서 24 절기 챙길일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날씨로 보면 며칠 전 눈이 내린 이후 한파가 무섭운걸 보면 동지가 맞는것 같다.
어려서부터 동짓날이 되면 어머니께서 팥죽을 쑤어주셨었는데 그 이유는 모르고 그저 별미로 맛있게 먹었었다. 그래서 오늘은 내친김에 동짓날 팥죽을 먹는 이유를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았다. 동지팥죽을 검색어로 입력해보니 파이낸셜뉴스에 '오늘은 동지, 팥죽 먹는 이유?'라는 제하의 기사가 있어 그 내용을 몇 자 아래에 인용해 본다.
"예로부터 동지는 '팥죽 먹는 날'로 알려져 있다. 동짓날 팥죽을 먹는 이유는 팥의 붉은색이 음기와 액운을 물리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동짓날이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기 때문에 음기가 높아서 양기를 상징하는 붉은 팥죽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상들은 동짓날에는 찹쌀로 만든 새알심을 나이만큼 넣어 팥죽을 끓였다. 끓인 팥죽은 먼저 조상에게 올리고 집안 곳곳에 한 그릇씩 떠놓은 후 가택신에게 집안의 평안을 빌었다. 이후 대문, 담, 벽 등에 뿌리고 가족, 이웃과 모여 팥죽을 나눠 먹었다."
역시 어렴풋이 생각했던 이유와 크게 틀리지 않는 것 같다. 동지는 한자어로 겨울동(冬) 자와 이를지(至)의 결합으로 겨울에 다다랐다는 뜻인 것 같다. 동지에는 낮의 길이가 가장 짧으니 상식적으로 가장 추워야 할 것 같은데 사실은 음력설을 전후로 해서 가장 춥다. 이상하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답이 나온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낮의 길이가 짧아지지만 그래도 우리가 사는 지구는 태양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다가 어느 임계점이 지나면 가장 추워지는 것이니 낮의 길이가 줄어들고 늘어남의 속도에 정비례해서 기온이 오르내리는 것이 아니라 한두 달 정도의 느린 속도로 온도에 반영되는 것이다. 어찌 됐든 구내식당의 주방장님이 차려준 동지팥죽을 한 그릇 먹으며 그녀의 살뜰함에 감사를 드린다. 오늘 먹은 팥죽의 효험으로 열흘가량 남은 2022년도도 무탈하게 지나가고 다가오는 2023년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도하고 기원하는 대한민국 50대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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