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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50대 남자, 인생시 감상, 유지원 어르신의 '나의 노래' 감상하기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2. 8. 21.

나의 노래

- 유지원 지음

- 은저고리 은바지를 곱게입고요
별님나라 구름나라 씽씽 지나서
잔잔하신 은하물에 물장구 치러
싱글벙글 웃으면서 어여쁜 달아!

일제 시대 일본 말로
일본 노래만 불렀지요.
9살 때 광복이 되어
처음 부른 우리 노래.
함흥방송국에서
목소리 높여 부른 노래.
노래는 나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
마음이 울적할 땐 슬픈 빗물이 되고
기쁠 때는 눈부신 햇살이 된답니다.
노래는 나를 웃고 울리는
요술쟁이 친구랍니다.

- 시집 '어디쯤 오니'(도서출판 소야)
50페이지 인용함


유지원

1937년 대전에서 태어남.
전매청에서 근무하던 부친을 따라 용인,
함흥에서 자라남.
부친이 평양전매서장으로
발령이 났으나
광복이 되어
월남하여 대전으로 내려옴.
대전여교를 졸업하고 결혼 후
부산에서 생활하다가
수복 후 서울로 이주함.
슬하에 2남을 두었음.
2019년
공기 좋고 경관이 좋은 곳을 찾아
진부로 이사하여 생활하고 있음.


대한민국 50대 남자의 시를 읽는 느낌

일제강점기 시대에 태어나서 광복을 맞이하고 월남을 하고 6.25 전쟁을 겪으신 세대. 필자의 아버님과 비슷한 인생의 궤적을 밟아오셨다. 어제 필자는 선산에 벌초를 다녀왔는데, 선산이 있는 위치가 일제, 해방, 북한, 전쟁, 대한민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이다. 필자의 선산은 3.8선 이북, 춘천댐 안쪽에 위치해 있어서, 일제에서 광복되던 시기에 바로 북한 땅이 되었다. 그래서 필자의 부모님은 일제에서 해방되자마자 바로 북한 공산치하에서 초등학교를 다니셨다. 그리고 얼마 뒤 6.25 전쟁을 겪으며 갖은 고초를 겪으시다가, 이 지역이 대한민국에 의해 수복되어 대한민국의 영토가 되어서 대한민국 국민이 되셨다. 생각해보면 태어나서 국가관이나 이념 이런 것을 모르던 어린아이였던 부친이 일본, 북한, 대한민국이라는 세 종류의 국가체제와 전쟁을 겪으셨다. 참 고달프고 대단한 인생역정이시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필자의 선산이 위치한 지역이 6.25 전쟁으로 인해 대한민국으로 수복되어 자유를 누리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살게 된 것이 크나큰 행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대한민국 50대 남자, 평창 농업기술센터에서 얻어온 시집 '어디쯤 오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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