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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50대 남자, 아파트 단지 산책길을 걷다가...

by 대한민국 50대 남자 2022. 9. 18.

필자의 아파트 단지 뒤로 돌아가면 아담한 산책길이 조성돼 있다. 커다란 나무들이 즐비하고 그 사이에 적당한 크기의 정원수들이 아기자기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더우나 유려한 곡선의 오솔길을 화강암으로 아이 걸음 한발 걸음 간격으로 징검 발디딤을 만들어 보기에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잘 이룬 모습을 보인다.



필자는 담배를 피우러 나오면 아파트 단지 가장 후미진 인적이 드문 곳에서 끽연을 하고 의도적으로 이 산책길을 걷고 나서 집으로 들어오곤 한다. 그러나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참 아담하고 예쁘지만 실제로 이 오솔길을 걸어보면 무슨 이유인지 조금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커다란 나무들이 즐비하고 그 사이에 적당한 크기의 정원수들이 아기자기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더우나 유려한 곡선의 오솔길을 화강암으로 아이 걸음 한발 걸음 간격으로 징검 발디딤을 만들어 보기에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잘 이룬 모습을 보인다.
오솔길 화강석 발받침


그동안 이 이유모를 불편함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보지 않았었다. 그러나 오늘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한 번을 걸어서 생각이 나지 않아, 다시 한번 되짚어 걸어보았다. 순간 발 디딤판의 떨어진 간격이 필자의 걸음 크기와 맞지 않아서 그렇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필자의 걸음 습관대로 걸으면 몇 걸음 후에는 발받침을 벗어나 중간에 땅을 밟게 되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돌발 받침 간격을 맞추려고 보폭을 조절해야 하니' 이것이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즉 산책길을 조성한 이유 중 하나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인데,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 길을 걸으면 걸을수록 불편함을 느꼈던 것이다. 그렇다면 저 돌 받침들을 필자의 보폭에 맞춰 다시 배열해야 하나?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래서 필자는 이 돌 받침의 간격을 신경 안 쓰고 이 산책길을 걸어봤다. 어떤 때는 돌받침과 땅을 같이 밟기도 하고, 어떨 때는 온전히 땅만을 밟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고 걸으니 별로 불편하지 않았다. 아하! 이거구나. 세상살이하다 보면 이런저런 불편한 일들이 있다. 그 일을 지키지 않으면 범법 행위가 되지 않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사회적 관행. 이런 것들을 지금까지는 불편한 마음으로 열심히도 지키려고 했었다. 그러나 이미 인생의 반 정도를 확실히 넘게 살았으니, 이런 종류의 지키지 않으면 오히려 나 자신이 편해지는 일들을 과감히 지키지 않으며서 나 자신의 편안함과 행복을 위해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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