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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만에 시골집에 가서, 어머니가 차려주신 저녁밥을 먹으려는데 창밖으로 보름달이 정말로 커다랗게 뜨고 있었다. 사진 한 장 찍어놓으려고 서둘러 나가 옥상으로 올라가는데 벌써 달은 먼 산 위에 덩그러니 올라섰다.
집안에서 볼 때는 산 능선에 반쯤 걸쳐 있었는데 어느새 산 위로 둥근 보름달의 모습을 다 나타내는 것을 보면 정말로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것을 육안으로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서둘러 사진을 한 장 찍어놓고 보니 육안으로 볼 때보다 보름달의 크기가 작다. 아마도 착시현상인 것 같다. 사람이 맨눈으로 볼 때는 달이 뜨는 광경에 집중을 해서 그렇게 보이는 게 아닐까 한다.
찬찬히 달이 떠오르는 모습을 10분 정도 지켜보다 서쪽하늘을 바라보니 붉은 노을이 한창이다. 동쪽 하늘에서는 보름달이 힘차게 떠오르고 서쪽 하늘에서는 해가 서서히 지며 노을로 여운을 남기고 있다. 탄생과 소멸,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이 시간과 공간을 느낄 수 있는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거처하시는 시골집 옥상에서 둥근달을 바라보며 부모님들 오래도록 건강하시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고 몸을 돌려 노을에 집사람과 아이들의 행운과 무운을 빌었다. 이렇게 뭔가 기도할 대상만 발견하면 빌고 또 빌며 살아가는 대한민국 50대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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