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의 정원에서 '까마중'을 발견했다. 필자의 고향인 강원도 시골에 참 많았던 식물이다. 그런데 정말이지 오늘 '까마중'을 보게 된 것이 십 년 이상은 된 것 같다. 아마도 보기는 했겠지만, 오늘처럼 관심을 갖고 사진을 찍을 만큼 관심을 가진 기억이 없어서 그럴 게다.
'까마중' 이름이 이쁘지 않은가? 까마중 글씨로 써보니 영화배우 김아중도 생각난다. 마리아~ 아베마리아~ 필자가 기억하는 까마중은 어찌 보면 토마토를 콩알만 하게 축소해 놓은 모양 같았다.
아주 작은 토마토처럼 파란색 까마중 열매가 대롱대롱 매달린 모습, 그런데 이 까마중 열매는 토마토 같이 빨간색으로 익어가는 것이 아니라 짙은 자줏빛으로 변해가다가 마지막에는 까만색으로 익어간다. 이렇게 까만색으로 익어서 까마중인가 보다. 새까맣고 콩알만 한 까마중을 따서 입에 털어 넣으면 달달한 맛이 난다.
시골 먼 걸음, 오솔길 등하굣길 발걸음에 걸리는 돌부리, 풀잎들 발로 걷어차며 무료하게 걷다가, 우연히 눈에 띄면 가던 길 잊고 따먹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런 추억의 까마중, 오늘 서울 도심서 만났는데, 아직 열매는 설익어 파랗고 꽃은 하얀색으로 고추꽃 비슷하게 피어있다.
올해 가을도 단풍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그때쯤 되면 저 까마중도 까맣게 익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잊지 말고 까맣게 익어있을 까마중을 꼭 한번 따먹어 봐야겠다. 네이버에 찾아보니 까마중 열매와 잎이 알칼로이드인 솔라닌을 함유하고 있어 한방에서 해열·이뇨·피로회복제로 이용된다고 한다.
어려서 따먹은 까마중이 그래도 필자 같은 촌놈 큰 병 안 치르고 서울살이 하는데 조금은 도움을 준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어쨌든 오늘 만난 까마중 정말 반갑다. 올 가을은 오가며 까마중 익어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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