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거창하다, '묘목 물공급 장치'라! 그러나 딱히 생각나는 그럴듯한 이름이 없어 필자가 그렇게 붙여본 것이다. 지난 식목일에 즈음하여 필자는 4년 전 심었던 나무에 대해 몇 자 적으며 올해도 서너 그루 더 심어야겠다고 했었다.
대한민국 50대 가장, 식목일, 나무 심으며 이런 생각도 한다
그때쯤 필자의 그 생각을 실천했다. 서울 동대문 근처 종로 꽃시장에서 살구나무, 배나무, 사과나무 각각 한 그루씩을 사서 4년 전 심었던 나무 옆 빈터에 심었다.
시간이 지나면 애정도 시들해져
구덩이를 큼직하게 파고 그 안에 물을 가득 부어준 다음 물이 스며들기를 30여분 기다린 후에 정성 들여 나무들을 심었다. 이 나무들이 한 삼사년 지나면 이나무들에서도 적지 않은 과일들을 수확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부풀었다. 뿌리가 잘 내리도록 나무기둥 옆을 꼼꼼히 잘 밟아줬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물을 잘 줬더니 나무마다 연두색 새순이 잘 올라왔다. 그래서 이제는 자리를 잡았구나 하고, 처음 나무 심었을 때의 애정과 관심이 조금 시들해졌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과나무와 살구나무는 여전히 잘 자라고 있는데, 유독 배나무는 돋았던 새순이 말라가고 있었다. 자칫 관리를 등한시하다가는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배나무만이라도 특별관리를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떡하면 이 배나무에 물을 촉촉히 공급해 줄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 그러다 유튜브에서 어느 시골 아주머니가 고추나 오이 같은 채소에 물을 효과적으로 공급해 주는 방법을 선보였는데 그럴듯해 보였다. 그래서 필자도 이 방법을 죽어가는 배나무에 적용해 보기로 했다.
페트병을 이용한 물 공급장치
이 유튜버 아주머니가 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버리는 1.5리터 페트병을 이용하는 것인데, 페트병 뚜껑에 송곳으로 작은 구멍을 서너 개 내고, 페트병 바닥(밑부분) 끝을 오려낸다. 그리고 페트병을 구멍 낸 뚜껑으로 닫은 후, 페트병 뚜껑 쪽을 물을 공급하고자 하는 식물의 줄기 근처에 거꾸로 박아놓는 것이다.
그리고 거꾸로 깔때기 모양이 된 페트병에 물을 부어놓으면 물이 천천히 식물의 뿌리 부분으로 공급되어 물을 때맞춰 주지 않아도 식물 주변에 소량의 물이 자동으로 공급되는 원리이다.
된장통 물공급장치 끝내준다
필자는 이 영상을 보고 죽어가는 배나무에 적용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개똥도 막상 쓰려면 없다고, 페트병이 그날따라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주변을 두리번대는데 다 먹고 버리는 된장 통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필자는 궁여지책으로 된장 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된장 통 바닥은 평평해서 오히려 구멍 뚫기가 더 용이했다.
그리고 사각형 모양이라 나무 주변에 넓게 물을 공급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여닫이 뚜껑도 위에 붙어있어서 물을 부어주고 뚜껑을 덮어놓으면 물에 모기 같은 것들이 알을 까는 상황도 방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필자가 된장 통으로 배나무 물 공급장치를 만들어 배나무 옆에 잘 고정하고 물을 부었는데 의외의 일이 발생했다. 문제는 구멍을 작게 뚫는다고 했는데도 물이 너무 빨리 빠져버리는 현상이 발견됐다.
그러나 필자는 나름 공대 나온 사람이라, 이런 문제는 물통에 흙을 몇 줌 넣어 줌으로써 바로 해결해 버렸다. 또한 물의 공급 속도는 대략 24시간 정도로 조정할 수 있었다. 이 물 공급장치를 설치하고 열흘 정도 흘렀다. 물론, 배나무는 새순이 다시 돋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위에 필자의 기특한 배나무와 물공급 장치를 사진으로 나마 자랑 아닌 자랑을 해본다. 혹시 이글 읽는 분들 중 집에서 채소나 나무 키우실 때 적용해 보시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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