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이제 코로나19가 잦아들어 해외로 나가야 하는 날짜가 정해졌다. 지난 몇 년간 구석에 보관하고 있던 캐리어를 꺼내보니 바퀴 네 개중 하나가 완전히 옆으로 갈려서 망가져있었다. 아마도 고등학교 다니는 둘째 아들놈이 기숙사 왔다 갔다 하면서 사내놈답게 끌고 다니다 아작을 내놓은 것 같다고 딸아이가 격앙돼 있다. 그러나 어쩌랴 그놈이 자기 동생인 것을...
바퀴 하나당 수리비가 만 오천 원이 넘는다. 고민되네.
제법 비싼 돈을 주고 산 것이라 애지중지하던 것이 망가져 버린 것을 알아버린 딸아이의 마음도 십분 이해가 간다. 그래도 공식 A/S를 해주는 곳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A/S를 알아보니 집 근처 쇼핑몰 판매점에서 접수하면 적어도 일주일 이상 걸리는 것이 문제였다.
가격은 바퀴 하나다 15,000이 넘으니 바퀴 4개를 모두 바꾸면 바퀴 값만 해도 적어도 6만 원 이상이니,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 몇 년 더 쓰려면 새것으로 사줄까 하는 하는 생각도 해봤는데, 새것의 가격도 비슷한 걸로 사려면 20만 원 정도는 족히 줘야 할 것 같아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활용장 수거장에 의외로 버려진 캐리어 많다.
공대 내온 사람의 특징은 일단 뭐든지 뜯어본다는 것이다. 캐리어를 뉘어놓고 바퀴를 분해해 보니 뭐 대단할 것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유튜브로 '여행용 캐리어 수리'라고 쳐보니 필자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어서 이런저런 수리방법이 다양하게 나와있다.
그런데 필자는 똑같은 바퀴 찾아 구입하기가 귀찮아졌다. 아파트 단지를 재활용 수거장소를 둘러보다 보니, 의외로 버려진 여행용 캐리어가 두 개나 보인다. 그래서 창피함을 무릅쓰고, 캐리어 브랜드와 바퀴를 살펴보니 조금만 손을 보면 캐리어 바퀴를 재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집사람 눈치 보며 집으로 가져와서 바퀴 부분을 분해해서 적당하게 가공을 해서 조립을 하니 그런대로 쓸만해 보였다.
새로 산 것처럼 색상이 딱 맞지는 않지만, 크게 거슬려 보이지 않았다. 딸아이도 이제 어느덧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바퀴 하나가 시급을 훨씬 넘어선다며 돈 버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아는지 아주 싫은 내색은 하지 않는다. 다행이다. 무조건 아끼는 것이 아니라, 쓸 때는 쓰고 아낄 것은 아끼는 것이 재벌은 못돼도, 돈 때문에 힘든 날을 대비하는 것을 아는 대한민국 50대 가장의 행동에 이쁜 마음으로 마지못해 동참해 준 딸 둬서 고맙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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