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산책을 하다 보니 플라타너스 나무가 푸르디푸르다. 초가을을 지나 추석이 지나니 플라타너스 나뭇잎이 몇 개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떨어진 플라타너스 나뭇잎을 유심히 들여다보니 참 재미있게 생겼다.
단풍잎처럼 생겼는데 그 크기는 어른 손바닥보다 커 보인다. 잎의 가운데를 중심을 대칭으로 이마가 크고 코가 오뚝한 두 사람이 데칼코마니로 두통수를 맞대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어찌 보면 입모양은 어벙하게 벌리고 있어서 멍청해 보이기는 하지만 콧날은 오똑한 게 나름 매력적이다. 어려서 필자의 국민학교나 중학교 운동장에 이 플라타너스 나무가 참 많이도 심겨있었다. 이 나무의 열매는 방울처럼 생겨서 방울나무라고 불렀던 기억도 있다.
그 당시 못된 선생들은 이 방울로 아이들 머리를 사정없이 때리기도 하였는데, 때린 이유는 지극히 사소한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초겨울로 들어서면 플라타너스 나뭇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그 떨어지는 양이 상당했다. 학교에 들어서면 정문을 지키고 있는 호랭이 선생들이 등교하는 하이들에게 플라타너스 나뭇잎을 50개 또는 100개씩 주워서 한 줄로 꿴 것을 검사 맡고 교실로 들어가라는 미션을 주기도 했었다. 고학년들은 체육시간에 체육 운동을 하는 대신 리어카와 빗자루를 들고 나뭇잎들을 치우는 일도 다반사였다.
이런 어린 날 원수 같던 플라타너스 나무도 나이가 들어서 그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한가로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반갑기도 하다. 또 이 글을 쓰며 플라타너스라는 나무를 검색해 보다 연상 단어로 이예린이 부른 "포플러 나무 아래"라는 노래도 걸려들어 들어보고, 포플러 나무가 미루나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런 글쓰기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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