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얼마 전 평창 농업기술센터에 들를 일이 있었다. 지인에게 반 투자 겸 돈을 빌려줬는데, 지인의 사업이 부진해서 대신 얼마간의 땅을 대신 받아서 이 땅에 뭐라도 심으면 좋을까 상담을 받으러 갔던 일이었다.
농업센터에서 만난 한 권의 시집
요즘 공무원분들 참 친절하시다. 상담 내내 터무니없는 농업에는 문외한인 필자를 대상을 이것저것 알려주시려는 노력이 눈빛과 표정으로 느껴졌다. 얼마간의 상담을 끝마치고 농업센터를 나오면서 건물 1층 로비에 비치된 이런저런 홍보물들을 둘러보고 챙기는 중에 무료 배포용 시집이 있어서 한 권 챙겼다.
이 시집의 제목은 "어디쯤 오니"라는 제목을 달고 있었고, 시집의 저자인 시인은 한 사람이 아니라 15명이었다. 시집이 출판된 사연을 시집 첫머리에 적어놓았는데, 그 내용을 요약해 보면 '조두현 시인'이 평창에서 2020년 5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한 번씩 평창에 거주하는 평균 연령 77세, 15분의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시 짓는 모임을 가졌고, 그 결과물로 개인당 5편씩을 담아서 시집을 발간하였다고 한다.
참여하신 분들은 대부분 평생을 평창에서 살아오시거나,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평창으로 이사 와서 거주하시는 어르신들로, 시를 읽어보니 구구절절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의 삶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이 시집을 우연히 접하게 된 것도 필자에게는 어떤 운명의 인연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틈나는 대로 한편씩 블로그에 옮겨 적어보기로 한다. 오늘은 우선 이 시집의 제목으로 인용된 '김광우'어르신의 "어디쯤 오니?"라는 사부곡을 적어본다.
어디쯤 오니? (김광우 지음, 시집 76페이지)
"애비야! 어디쯤 오고 있니?"
- 예, 지금 북문 지나가요.
"애비야 지금 어디쯤 왔니?"
- 예, 지지대고개를 넘어가고 있어요
"애비야, 지금은 어디니?"
- 예, 평촌이에요. 거의 다 왔어요.
"애비야, 그럼 이제 다 왔니?"
- 예, 주차장이에요. 오늘은 어디 가시려고요?
"오늘은 금양회 가려고 한다."
- 예, 얼른 차 타러 나오세요.
아무리 기다려도 오시지 않는
저 먼 별나라에 계신 아버지.
그리운 아버지.
- 아버지! 천천히 나오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기다리다 기다리다 제가 올라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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