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필자는 올해 벌초를 하러 선산에 다녀왔다. 깊은 산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겨우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하고 내려오다가 뱀 한 마리가 스윽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마도 살모사 같았다. 만약 저 살모사가 나를 물었다면,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대한민국 50대 남자, 벌초(금초)를 다녀오며... 조상님의 은혜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제대로 된 길이 없어서 우거진 잡목 사이로 내려가는 방향을 잡고 길을 개척해가며 내려오고, 아들놈은 그 뒤를 따른다. 등산화를 신은 필자와 달리 운동화 차림으로 따라온 아들이 뒤에서 간간히 미끄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뒤에서 불안하게 따라오는 아들놈 걱정에 앞을 제대로 살피지 않고 내려오다가 느닷없이 만난 흙색을 띄는 뱀이었다.
뱀도 필자 일행을 보고 놀랐는지 빠르게 지나간다. 뱀이 시야에서 살라지고 나서야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는데, 뱀을 보기 이전과 뱀을 발견하 이후의 사람 마음가짐이 천양지차다. 이전에는 걸음걸이에 신경 쓰기보다는 눈앞에 있는 잡목들을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는 발을 내딛는 자리마다 살피게 된 것이다. 바닥에 떨어진 나뭇가지나 나무뿌리가 뱀으로 보였다. 그래서 가지고 갔던 갈퀴로 발을 내딛는 자리마다 두드려 보고 걸음을 옮기게 된 것이다.
큰 걱정이 작은걱정을 밀어내다
미끄러지며 필자의 뒤를 따르던 아들놈 걱정도 사라졌다. 아하! 이런 거구나. 또 하나의 깨달음이다. 걱정이란 것이 주된 걱정에 따라 부수적인 걱정들은 사라진다. 평소 생활하면서 필자만 그럴지는 모르지만 늘 걱정거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산속에서 만난 뱀을 보고 사라지는 작은 걱정들을 되짚어보니 "내가 참 별 걱정 없이 사는 인생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소한 견딜만한 걱정거리들이 머릿속에 머무는 시간이 오히려 내가 참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반증이구나' 하는 작은 깨달음. 이 또한 이 번 벌초로 조상님이 주신 자손에 대한 내리사랑이시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LJ'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한민국 50대 남자, 인생시 감상, 유지원 어르신의 '나의 노래' 감상하기 (0) | 2022.08.21 |
---|---|
가요무대 1763회(8/22) 출연진, 배일호, 정수라, 최유아, 이혜리, 안다미, 정일송, 김성환 등 출연, 미리 보기 (0) | 2022.08.21 |
대한민국 50대 남자, 벌초(금초)를 다녀오며... 조상님의 은혜 (0) | 2022.08.21 |
대한민국 50대 가장, 여행용 캐리어(트렁크) 바퀴 수리 도전기 (0) | 2022.08.17 |
대한민국 50대 남자, 아들 자전거 타이어 바람 넣어주다가 만나는 행복감. (0) | 2022.08.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