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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
- 이봉화 지음
뜰 앞에 분꽃 한 그루
아침 이슬 머금고
배실배실 웃고 있네.
분꽃을 좋아하던
그 사람 얼굴처럼.
창밖에 주목나무 한 그루
온갖 새들 모여들어
지지배배 사랑 노래하네.
그 사람 곁에도 늘
사람들 북적였지.
들창 넘어 석양이
낙조되어 떠어지니
슬며시 둥근 달님
온 동네 밝혀주네.
그 사람 미소처럼
그 사람 마음처럼.
- 시집 '어디쯤 오니'(도서출판 소야)
84페이지 인용함
이봉화
1935년 서울 돈암동에서 태어남.
삼광국민학교와 배화여중고 졸업.
25세에 포병장교와 결혼하여
강원 화천 등 전방에서 살았으며,
제대후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남편과
1977년 사별함.
1980년부터 2020년까지
막내동생과 산채식당을 운영함.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음.
2000년도에 진부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아들을 따라 내려옴.
40여년간 칼을 잡고 기름 묻은 손으로
시를 쓰며,
하늘의 구름이 이처럼
예쁜 줄 처음으로 느낌.
대한민국 50대 남자의 시를 읽는 느낌
작가 어르시께서 1977년 부군과 사별하셨으니 30여년이 지났는데도 먼저가신 젊은 남편을 생각하시는 글귀가 마음을 아리게 한다. 서른살 넘어 먼저 보낸 젊은 남편의 생전 모습, 붓꽃을 좋아하는 낭만이 있는 젊은 남편,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모여드는 인기 만점의 젊은 남자, 둥근 보름달처럼 세상을 비추는 넒은 아량을 갖춘 사나이. 이런 멋진 분을 먼저 보내고 살아오신 30여년 인생의 고비마다 그런 부군께서 이봉화 어르신을 이제껏 지켜주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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