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山)
진부의 사계
- 김기선 지음
봄 -
분홍빛 산등성이 곱기도 하다
연분홍 진달래꽃 온산을 수놓았다
"여러분 어서 오셔서
저희들 좀 봐주세요"
엄마꽃 아빠꽃 애기꽃 모두
방글방글 잘도 웃고 있네
여름 -
초록빛 나무들이 노래를 한다
소나무 떡갈나무 전나무들이
한껏 푸르름을 자랑하며
입맞춰 노래한다
하얀 솜털구름도 같이 노래 부른다
가을 -
산천이 울긋불긋 예쁜 옷을 입었다
누가 더 예쁠까? "나요! 나요!"
저마다 한결같이 고운 색깔로 뽐낸다
이만하면 사계절에 으뜸이겠구나
겨울 -
온산천이 흰눈으로 덮었다
앙상한 가지 끝에 매달려 있는
작은 단풍잎 하나
지나간 가을의 아쉬움일까
상록수만 꿋꿋이 푸르름을 간직한 채
겨울을 감싸안고 자랑스럽게 서 있다
- 시집 '어디쯤 오니'(도서출판 소야)
58페이지 인용함
김기선
1946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남.
부산에서 직장생활과 결혼생활을 함.
포항, 태백에서 살다가 2017년
부군을 여의고
2019년 큰딸이 있는 진부로 이사함.
진부로 와서 마음도 편안하고
몸도 건강해져
늘 고마운 마음으로 살고 있음.
대한민국 50대 남자의 시를 읽는 느낌
작가가 평창 진부의 사계절을 노래하셨는데, 시를 읽고 또 읽어봐도 이 어르신 심성이 참 고우신 분 같다. 사계절 모두를 착하고 곱고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따스하다. 2022년 올해만 하더라도 봄에는 산불로 여름에는 홍수로 아마도 가을에는 태풍으로 그리고 겨울에는 분명 폭설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코로나로 여전히 쉽지만은 않은 삶인데, 이리도 밝고 명랑하게 세상을 바라보시는 작가 어르신의 마음이 부럽기 그지없다. 세상일이라는 것이 마냥 즐겁고 이쁘기만 할 수 없는 법. 시집의 다음 페이지에는 작가 어르신께서 어떤 세상사를 읊을 실까 자못 궁금하다.
대한민국 50대 남자, 평창 농업기술센터에서 얻어온 시집 '어디쯤 오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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